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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여가/책

세계 금융에 대형 화재를 일으킬 불씨들 - 경제적 세계화로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한빛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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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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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빛

10,262

 

 

2008년 9월 15일, 미국 은행 리먼브라더스Lehman Brothers가 파산한지 10년이 흘렀다. 그리고 뉴욕에는 월스트리트의 다우존스지수Dow Jones Index를 전날 대비 22.6퍼센트 하락시킨 1929년 10월 24일의 ‘검은 목요일’과 비견되는 또 다른 대형 금융위기가 싹을 틔우기에 충분한 토양이 마련됐다.

 

2017년 겨울부터 모든 주요 금융기관에 위기를 알리는 경고장이 쌓이고 있다. 그저 의례적인 경고로만 보기에는 상황이 지나치게 심각하다. 그것은 마치 노인들에게 날아오는 동년배의 부고처럼 차곡 차곡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얼마나 고약한 것인지를 잘 알았다. 전 세계 시장과 금융상품이 너무 밀접하게 연결돼 있으면 예기치 못한 사소한 사건 하나만으로도 지구 전체에 충격이 가해질 수 있다. 작은 불꽃 하나만 스쳐도 대형 화재로 번질 것이다. 숲 어디에 불이 붙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부주의하게 버린 담뱃재로 인한것인지, 덜 꺼진 성냥개비에서 시작된 불인지 혹은 의도적인 방화에 의한 것인지는 그저 부차적인 문제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바람이 불면 화염이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갈 것이라는 점이다.

 

리먼브라더스는 파산 몇 해 전부터 무분별한 환투기로 구설에 올랐다. 예를 들면, 비전문가로부터 받은 짧은 정보 하나가 중개인에게 넘어가면 임원 둘이서 간단하게 평가한 뒤 브라질 부동산 건에 수백만 달러를 거는 식이었다.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 클라우디오 보리오Claudio Borio도 이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국제결제은행은 ‘중앙은행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며 수많은 국가와 금융기관의 통화보유고를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바로 직전 주식시장 붕괴 때도 ‘경기호황’이라는 점 때문에 심각한 경고가 깡그리 무시됐던 것처럼, ‘긴축의 역설’을 주장한 보리오의 2017년 연말보고서도 아무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는 보고서에 중앙은행의 이자율 인상으로 돈의 가치가 올라가기는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주가는 계속 상승하고 채권수익률은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고 썼다. 그 결과 미국 연방준비은행FRB이 거듭 기준금리를 인상하는데도 ‘금융환경지수NFCI’는 미국 재정 환경이 지난 24년 이래 가장 완화된 상태임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로써 점점 더 위험한 대출이 증가하고 빌려준 돈을 다시 받지 못할 가능성 또한 높아졌다. 2018년 여름까지도 미국 증시는 10년째 고공행진을 기록했다.

 

2018년 여름의 상황은 여러모로 ‘닷컴dotcom’ 거품이 꺼지기 직전이던 2000년을, 혹은 은행이 연쇄도산하고 세계적 불황이 촉발된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의 논쟁을 상기시킨다. 금융경제학자들이 현재 진행 중인 상황을 설명하지 못하기는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다. 현 상황을 설명하기에 적합한 자료들은 더 이상 교과서에서 찾을 수 없다.

 

무엇보다 유럽연합 내에서 지난 10년을 통산해 내린 결론은 더욱 심각하다. 《통제상실Kontrollverlust》과 《도주-국가는 어떻게 통제력을 잃었는가Flucht - Wie der Staat die Kontrol verlor》는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 책들은 2015년 늦여름부터 시작된 ‘난민 유입’을 주제로 삼았다. 하지만 제목만 보자면 2007년 이후 금융시장과 은행을 통제하는 데에 실패한 정치권을 설명하는 데도 안성맞춤이다.

 

시행 중인 규제들은 다가올 대재앙에 맞설 충분한 바람막이가 되지 못한다. 대형 금융회사와 은행의 로비스트들은 암암리에 방해 공작을 벌였다. 역외 회사들의 거래, 그림자금융, 높은 리스크를 안고있는 헤지펀드와 같이 국민경제에 막대한 비용 부담을 안겨주는 금융 사건들보다 오히려 유럽으로 유입되는 난민들에 대한 제한이 훨씬 강도 높게 이뤄지고 있다.

 

2017년 여름 이탈리아에서는 유럽연합의 새로운 은행청산 규정이 회생능력 없는 은행들에 얼마나 무의미한지가 여실히 증명됐다. 결정권을 쥔 정치인들은 채권자들 편에 서서 국가를 다시금 끌어들였다. 불이행된 채무가 늘어날 때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정해진 자기자본비율은 고작 자산총액의 3퍼센트로 심각한 상황을 무마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전 세계에서 매일같이 50억 달러가량의 돈이 몇몇 ‘선수들’에 의해 끊임없이 환전된다. 통계적으로 봤을 때 지구상에서 실제 물건이 거래되는 시간은 1년에 4일뿐이다. 나머지 361일 동안에는 투기성 자금이 소위 환율을 효율적으로 정한다는 명분 아래 이리저리 흘러다닌다. 은행이 소박한 자기자본으로 엄청난 위험을 감행할 수 있도록 설계한 파생상품에도 비슷한 원리가 적용된다.205 그 규모는 6,000억~7,000억 달러로 지구 전체의 총생산, 즉 한 해 동안 모든 대륙에서 생산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치를 모두 합친 것의 열 배가 넘는다. 그러는 동안 금융경제는 점점 실물경제에서 멀어져갔다. 1980년 상품과 서비스의 생산·판매·소비 대비 금융경제의 비율은 2대 1 수준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제는 심하게 역전되어 그 비율이 1대 3.5가 됐다.207 이 말은 곧 자본이 과잉으로 존재하며, 그로 인한 투기성 붐이 너무 쉽게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의심스러운 금융상품들에는 특징이 있다. 새로운 공장과 사무실 혹은 새로운 기반시설을 짓는 것보다 훨씬 높은 ‘마법과 같은 수익률’을 약속한다는 점이다. 또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며 해고되는 사람도 거의 없다. “말들이 모여 무리를 이루면 아무리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살길이 열린다.”라는 의미의 대마불사(大馬不死, too big to fail) 원칙, 즉 “규모가 큰 실패는 구제된다.”라는 원칙이 여기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등에 업은 금융시장의 곡예사들은 정부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몰아갔고, 이를 보는 유권자들은 민주주의에 대해 강한 반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유럽중앙은행ECB 전임 총재인 장 클로드 트리셰Jean Claude Trichet는 2011년 유럽의회 경제통화위원회에서 “또 한 번 금융시장이 붕괴된다면 시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208 하지만 미국과 유럽연합에서는 그 어떤 맹세도 무용지물이다. 다음 파산에 관한 프로그램이 이미 짜여 있으며, 그건 증시와 은행에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주식이나 연금계좌 혹은 생명보험에 돈을 넣어둔 사람이라면 그 누구도 이 상황과 무관하지가 않다. 그들이 이번에도 그 돈을 다 갚아달라고 요구한다면 납세자들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2018년 여름을 기준으로 ‘게임의 변수’가 될 만한 후보를 적어도 열두 가지는 꼽을 수 있다. 이 각각의 요소가 주식시장 붕괴를 일으킬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전 세계 경제에 대형 화재로 번질 수 있다.

 

 

1. 경기

2018년 8월 기준 미국은 109개월째 경기확장을 기록했다.209 이와 관련한 최장기록은 120개월이다. 독일 경제는 15년째 성장 중이다. 2008년 금융위기로 잠시 성장세가 꺾였을 뿐이다. 하지만 IMF 수석이코노미스트 모리스 옵스펠드Maurice Obstfeld는 2018년 워싱턴에서 열린 IMF 신년회의에서 “이제는 좋은 시절이 오래 유지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210 OECD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18년 현재 서구의 모든 주요 경제가 경기과열 상태에 도달했다. 2018년 4월 독일 산업계에서는 점점 늘어나던 주문량이 줄어들기 시작했고,212 경기가 전반적으로 악화됐다. 결국 증시를 떠받치는 결정적 기반은 경기다. 2017년 말 이후로 전 세계에서 기업경기 실사지수BSI와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뒷걸음치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계속 파티를 벌이는 듯 보이지만, 이미 통화공급량의 증가폭 감소, 이자율 상승, 원자재 가격 상승, 인플레이션 압박의 가중 등으로 재계 지도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214 2018년 봄부터 점점 더 많은 전문 투자자들이 주가가, 특히 미국의 주가가 너무 높다고 경고

했고, 적잖은 사람들이 주식 일부를 매각한 현금 뭉치를 집안 은밀한 곳에 보관 중이다.

 

2. 금리 반등

중앙은행이 이른바 ‘기준금리’를 확실하게 인상한다면 경기후퇴가 전면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미국에서는 극단적이던 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다.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면 이자율을 좀 더 빨리 높이라는 교과서적 압박이 중앙은행에 가해질 것이다. 하지만 유럽중앙은행은 궁지에 몰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편이다. 이미 시중에 풀린 막대한 자금이 여러 분야에서 투기성 거품을 떠받치고 있다. 그런데 이자율을 갑자기 올리면 이탈리아처럼 GDP의 131퍼센트에 해당하는 빚을 지고 있는 나라는 형편이 더 악화될 테고, 재정상태가 건전치 못한 기업이나 은행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갑작스러운 금리 인상은 은행권의 지급 능력을 위협할 수 있다. 그러면 채권과 유동성 자금, 부동산 가격의 급하락이 예상된다.” 독일 최고의 경제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이자벨 슈나벨Isabel Schnabel의 경고이다. 유럽중앙은행의 책임자들은 세심하게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지난 몇 년간 매우 신중하게 행동했다. 주요 금융기관의 관계자들도 오랫동안 고심하며 이 문제의 심각성을 예의주시했다. 어쩌면 이 문제는 ‘예고된 혁명’처럼 될지 모른다. 알다시피 예고된 혁명은 종종 일어나지 않기도 한다.

 

3. 세계적 부채 증가

개발도상국의 부채 규모가 2008년 25조 달러에서 2018년 45조 달러로 증가했다. 2018년 2월 OECD 발표에 따르면, 이 증가치는 역사상 최고를 기록했다.217 2009년에서 2016년 사이 비미국계 비은행권 금융기관에 빌려준 달러 대출도 50퍼센트가량 증가한 10조 5,000억 달러였다. 그중 개발도상국이 빌린 액수는 3조 6,000억 달러로 2009년 초와 비교했을 때 두 배가 넘었다.218 지금 이 순간에도 미국 정부는 세제개혁과 확연히 증가한 군사예산을 비롯한 새로운 지출 프로그램을 뒷받침하느라 예전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돈을 쓰고 있다. 2017년만 해도 미국 정부가 발행한 채권의 규모가 1조 달러 선이었으나 2018년에는 1조 5,000억 달러였고, 2019년에는 2조 달러를 초과할 전망이다.219 보통 채권에 투자되는 돈의 절반 남짓은 해외에서 온다. 가장 많게는 중국과 일본이지만 그 외에도 영국 케이맨제도라는 ‘세금천국’에서도 자금이 흘러든다. 하지만 이제는 누가 미국 채권을 어떤 조건으로 살 것인가? 스위스 투자은행인 롬바드 오디에Lombard Odier의 공동 출자자이자 경제사학 박사인 휴고 밴치거Hugo Bänziger는 “거품처럼 불어난 대출이 금융시장 안정성의 최대 위협”이라고 말하며 이렇게 묻는다. “빚이 우리를 계속 아래로 끌어당기는데 우리는 언제까지 절벽에 매달려 버틸 수 있을까?”

 

4. 규제 완화

2018년 5월 미국 의회는 ‘도드프랭크법안Dodd-Frank Act’을 완화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 법안은 금융위기 이후 은행의 줄도산을 막기 위해, 혹은 최소한 그 여파를 줄이기 위해 2010년 제정됐다. 그러나 법이 개정되면서 38개 주요 은행 중 25개 은행에 대한 규제가 전면적으로 완화됐다. 민주당 의원들도 개정에 찬성표를 던짐으로써 금융계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그들은 법 개정이 소규모 협동조합은행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궁색한 논리를 내세웠다. 판도라의 상자는 다시 활짝 열렸다.

 

5. 기업부채

국가부채와 값싼 대출이 계속 늘어나는 틈을 타서 기업들, 특히 개발도상국의 기업들이 점점 더 많은 돈을 빌리고 있다. 2017년 통계에 따르면, 다국적기업의 37퍼센트가 과도한 부채를 짊어지고 있었다. 그 반대급부로 은행들이 떠안은 리스크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들 은행의 대부분은 달러를 기축통화로 삼고 있다. 달러 가치가 올라가면 그들의 상황은 금세 곤란해질 것이며, 그건 채무자이든 채권자이든 마찬가지일 것이다.

 

6. 부동산 거품

세계적으로 주택대출은 은행 회계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주택과 토지의 가격이 폭락하면 대출을 상환하지 못할 위험도 높아진다. 부동산 가격이 눈에 띄게 떨어지는 즉시 많은 은행들이 생존을 두고 싸움을 벌여야 할 것이다.

 

7.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카드로 만든 집이 다 그렇듯이 가상화폐들은 분명 다 같이 무너질것이다. 비트코인은 피라미드 게임처럼 돈을 더 내겠다는 사람이 계속 나타나야 유지될 수 있다. 미국의 투자자 워런 버핏은 비트코인을 “쥐약의 곱절만큼 치명적인 존재”라고 언급했다. 명확한 가치가 정해지지 않았고, 규제받지 않는 시장에서 거래되며, 그 배경에는 허풍이 깔려 있다는 점에서 가상화폐는 거품의 전형이다. 이 화폐의 가치가 폭락하면 기존 화폐에도 타격을 미칠 것이다.

 

8. 새로운 미국의 개인부채

오랜 시간 과소평가된 개인부채의 위험 또한 주식시장에서 급격한 신용 상실로 이어질 수 있는 결정적 요소이다. 미국에서는 대학졸업자 4,400만 명이 학자금 대출을 갚고 있으며, 그 총액은 1조 3,000억 달러에 달한다. 그중 원금상환이 지연되는 비율은 12퍼센트로, 2008년 금융위기의 단초가 된 주택담보대출의 지급불능비율보다 더 높다. 마찬가지로 상환되지 않은 자동차 할부금은 1조 2,000억 달러에 이른다. 할부금을 갚지 못한 운전자의 수가 2010년보다 70퍼센트 늘었고, 그 액수가 미국 전체 가계대출의 10퍼센트를 차지한다. 이러한 사태의 이면에는 점점 더 위험한 대출을 부추기는 여러겹의 복잡한 금융 시스템이 있다. 이는 10년 전 부동산시장 버블에서 위험요소가 감춰져 있던 것과 놀라우리만치 유사하다. 하지만 사고가 나면 에어백이 터지듯, 상환되지 않은 채 계속 불어나는 학자금 대출과 자동차 할부금도 한 번에 크게 터져버릴 것이다.

 

9. 그림자금융

많은 은행들이 환율 변동이나 경기침체와 같은 외부 위기에 얼마나 잘 대처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고, 이를 토대로 위기관리 능력을 강화한다는 명목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들을 소위 ‘그림자금융shadow banking system’에 맡기거나 매각했다. 이 광활한 ‘규제 무풍’ 지대에서 헤지펀드나 머니마켓펀드MMF 등의 투자신탁과 특수한 주식거래 등으로 거래되는 돈의 규모는 45조 달러 이상이다. 그중 10퍼센트가 케이맨제도에서, 7퍼센트가 룩셈부르크에서 흘러왔다. 혹시 그곳이 위기에 처한다면 그 불길은 즉각 은행권 전체로 옮겨붙을 것이다.

 

10. 중국의 위험

2018년 2월 중국 정부는 대형 보험사인 안팡보험安邦保險을 규제관리 대상으로 지정했다. 그때까지 안팡보험은 뉴욕의 유서 깊은 호텔인 월도프 아스토리아Waldorf Astoria를 매입하고, 도이체방크의 최대 주주가 되는 등 전 세계 기업들을 공격적으로 쇼핑하던 중이었다. 위험성이 높은 단기투자 상품들이 금융 기반을 취약하게 만드는 상황을 두고 주식 전문가들은 ‘리먼브라더스의 데자뷔’라고 이름 붙였다. 현재 많은 기업들이 너무 많은 부채를 안고 있다.230 중국의 ‘그림자금융’은 언제라도 대폭락을 일으킬 준비가 돼 있으며, 미국과 베이징의 무역갈등은 그 위험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11. 대규모 군사적 위기

2018년 여름 이후 군사적 위기를 일으킬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후보는 중동, 그중에서도 미국과 사우디 대 이란의 충돌이다. 또한 사이버 공간에서 고조된 갈등은 저렴하면서도 빠르고 광범위하게 그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다.

 

12. 검은 백조의 위험

어떤 큰 위험은 우리가 눈치채거나 알아내기 어려운 어딘가에 감춰져 있을 수 있다. 지금까지 주식시장 붕괴를 일으킨 결정적 한 방은 대부분 그전까지는 거의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사건들에서 비롯됐다. 네덜란드의 ‘튤립 파동’이나 미국의 ‘부실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위험들이 통제 가능할 것이라는 착각과 함께 보이지 않는 어디엔가 차곡차곡 쌓이는 중이다. 다음 타자는 누가 될 것인가? 석유 투자자들이 만들어놓은 ‘탄소연료의 거품’일까, 아니면 멕시코나 브라질의 ‘정권 교체’일까? 혹은 터키의 ‘화폐가치 급락’일까? 어떤 금융시장의 보이지 않는 위험요소가 그것들과 연관돼 있는가? 미국과의 무역갈등이 잦아지고 달러의 환율 대변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그 단초가 무엇이든 개발도상국들은 점점 더 위기로 내몰릴 것이다. 그다음은? 다시 찾아올 붕괴는 2008년 경제금융위기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주원인은 ‘불평등’이다.231 그리고 유럽중앙은행의 정치는 그 불쏘시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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