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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모바일

데브옵스(DevOps), SRE를 넘어 플랫폼 엔지니어링의 시대가 온다

한빛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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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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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언 놀런드, 카미유 푸르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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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삼켰지, 새를 잡으려고 / 새를 삼켰지, 거미를 잡으려고 /

거미를 삼켰지, 파리를 잡으려고 / 파리는 왜 삼켰는지 몰라 / 이러다 죽겠네!

 - 구전 동요

 

지난 25년 동안 소프트웨어 조직들은 하나의 문제에 계속 부딪혔습니다.  “여러 팀이 함께 사용하는 코드와 도구, 인프라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대부분의 조직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팀의 요구사항을 담당하는 중앙 팀을 만들었지만,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았습니다. 중앙 팀의 서비스에 대해선 여러 비판이 뒤따랐습니다. 사용하기 어렵다거나, 고객의 요구보다 팀의 우선순위를 앞세운다거나, 시스템이 안정적이지 않다는 문제 등이 있었고, 때로는 이런 문제가 동시에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중앙 팀을 개선하는 대신 아예 없애버린 조직도 있었습니다. 이런 조직에서는 각 애플리케이션 팀에게 클라우드 접근 권한과 원하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OSS)를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선택한 서비스나 소프트웨어의 복잡한 운영 및 유지보수 부담이 애플리케이션 팀에게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결국 효율성과 규모의 경제를 얻기보다는 사이트 신뢰성 엔지니어링(SRE)이나 데브옵스DevOps전문가를 두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소규모 팀조차도 말이죠. 전문가들이 있어도 복잡성 관리에 드는 비용이 여전히 애플리케이션 팀의 생산성을 위협했습니다.

 

반면, 클라우드와 OSS의 장점을 활용하면서도 중앙 팀 모델을 유지한 조직들도 있었습니다. 단점보다 장점이 크다고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세 가지 선택 중 가장 좋은 성과를 거둔 조직은 플랫폼, 즉 다른 엔지니어들이 손쉽게 개발할 수 있는 공유 서비스를 구축한 곳이었습니다. 플랫폼 담당자들은 클라우드와 OSS의 복잡성을 관리하면서 사용자들에게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했습니다. 또한 애플리케이션 팀의 의견을 경청하고 협력하면서 회사의 요구사항을 지속적으로 충족하고 발전시켰습니다.

 

이런 노력을 플랫폼 엔지니어링이라 부르든 아니든, 이들은 끊임없이 증가하는 복잡성('파리')이라는 문제를 더 큰 동물을 삼키지 않고도 해결하기 위한 사고방식과 기술, 접근 방식을 실천했습니다.

 

이처럼 플랫폼 엔지니어링은 점점 더 주목받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데브옵스와 SRE도 처음 등장했을 때 혁신적인 개념으로 주목받았지만, 이를 조직에 효과적으로 적용한 사례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이는 단순히 데브옵스 문화나 SRE 팀을 도입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개발자가 배포할 때마다 운영 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거나, 각 조직마다 개발 환경이 달라 표준화가 어렵다는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습니다. 또, 데브옵스를 도입했음에도 여전히 배포 속도가 느리고, 유지보수의 부담은 여전한 경우도 흔합니다. ‘개발자 경험(DX)’과 ‘내부 인프라 최적화’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기존의 방식으로는 효율적인 개발 환경과 운영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입니다.

 

이제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 요구되며, 바로 이 지점에서 플랫폼 엔지니어링이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플랫폼 엔지니어링이란?

 

플랫폼 엔지니어링은 단순히 개발과 운영을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개발 팀이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내부 개발자 플랫폼(Internal Developer Platform, IDP)을 구축하는 접근 방식입니다.

 

  • 반복적인 인프라 설정 자동화 → 개발자가 비즈니스 로직 구현에 집중하도록 지원
  • 쿠버네티스, IaC, CI/CD 등을 활용  → 운영 간소화
  • 표준화된 가이드와 자동화된 정책 적용  →  보안과 운영 안정성 강화

 

데브옵스가 ‘개발과 운영의 협업’을 강조하고, SRE가 ‘운영의 안정성’을 중심으로 했다면, 플랫폼 엔지니어링은 ‘개발자가 불필요한 인프라 작업에서 벗어나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춥니다. 

 

다음 표는 기존의 접근 방식들이 왜 플랫폼 구축에 적합하지 않은지 정리한 것입니다.

 

출처: <플랫폼 엔지니어링>, 한빛미디어(2025)

 

결국, 플랫폼 엔지니어링은 데브옵스와 SRE의 다음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들의 플랫폼 엔지니어링 사례

 

플랫폼 엔지니어링은 글로벌 IT 기업들이 개발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중요한 열쇠가 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이 플랫폼 엔지니어링을 통해 개발자들이 운영 부담 없이 본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구글

구글은 플랫폼 엔지니어링을 통해 개발자 경험(DX)을 향상시키고, 개발자가 운영 인프라에 얽히지 않도록 돕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내부 개발자 플랫폼(IDP)을 구축하고, 자동화된 배포 및 관리 체계를 통해 운영을 간소화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아키텍처와 강력한 개발자 도구(예: Spinnaker)를 활용해 빠르고 안전한 배포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자동화된 프로세스를 통해 배포 속도를 높이고, 개발자들이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스포티파이

스포티파이는 ‘황금 경로(Golden Path)*’라는 표준화된 경로를 통해 개발자들이 플랫폼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불필요한 설정 작업을 줄이고, 개발자들이 제품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 여기서 황금 경로는 ‘따르기만 하면 소프트웨어를 성공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잘 정의된 개발 과정’을 말합니다. 스포티파이의 성공 사례로 널리 알려졌죠. 자세한 내용은 클라우드 성공으로 가는 황금 경로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처럼, 플랫폼 엔지니어링은 데브옵스와 SRE의 확장이 아니라, 개발자들이 인프라 작업에서 벗어나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혁신적인 접근법입니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를 통해 개발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운영 효율성을 높이며,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합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변화는?

 

글로벌 기업들의 성공 사례는 단지 참고할 만한 예시가 아니라, 국내 기업들에게도 실질적인 시사점을 줍니다. 국내 기업들도 이제 플랫폼 엔지니어링을 도입하는 시점에 있습니다. 

 

우리는 복잡성이 충돌하는 경로 위를 달리고 있으며, 이미 많은 이들이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입니다. 데브옵스를 효과적으로 정착시키는 과제, 수많은 ‘눈송이 결정*(snowflake decision)’을 다루는 문제, 코드형 인프라의 복잡성 관리,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와 마이그레이션 같은 필수적인 업무를 처리하는 데 있어서 우리는 분명 도움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플랫폼 엔지니어링이 업계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저희가 믿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제품 중심 사고방식을 소프트웨어 및 시스템 엔지니어링 전문성과 결합함으로써, 기업의 이러한 복잡성을 관리할 수 있는 영향력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죠.

 

플랫폼 엔지니어링의 도입은 단순히 비용 절감이나 효율성 향상뿐만 아니라, 보다 민첩한 조직 문화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개발자들이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고, 운영 팀과의 협업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구조가 마련되면, 기업은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특히, 스타트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기술 부채, 팀 간 커뮤니케이션 문제, 운영 병목 현상 등을 해결하는 데도 플랫폼 엔지니어링은 매우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눈송이 결정(snowflake decision) : 마치 눈송이처럼 각각의 결정이 서로 다르고, 예측 불가능하다는 의미에서 비롯된 용어로 소프트웨어 개발 및 시스템 관리에서 어떤 고유하고 독특한 상황에 대한 임시적인 해결책을 의미합니다.

 

 

이제, 변화를 실천할 시간입니다

 

지금까지 플랫폼 엔지니어링의 ‘왜’와 ‘무엇’을 살펴보았습니다. 여러분의 조직에 플랫폼 엔지니어링을 도입하는 것이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길 바랍니다.

 

물론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이 모든 노력이 단순히 인프라 엔지니어링, 데브옵스, SRE를 재포장한 것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 팀이 고객 중심의 제품을 개발하겠다고 약속하고는 실제로는 분절된 OSS와 벤더 시스템을 운영하는 데만 몰두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품을 수도 있습니다. 또는 다른 이유로 회의적일 수도 있습니다. 

 

애플리케이션이나 제품 엔지니어링 배경을 가진 새로운 리더들이 들어와 소프트웨어만으로 확장 가능한 플랫폼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복잡한 시스템 운영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조직이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회의적인 것이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결국 플랫폼 엔지니어링은 개발 환경을 혁신하고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핵심 전략입니다. 이를 통해 개발자는 비즈니스 가치에 집중하고, 인프라 팀은 안정적이고 확장 가능한 환경을 제공합니다.

 

국내 기업들도 이제 이러한 변화를 단순히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 엔지니어링을 적극 도입하여 개발 생산성을 높이고, 배포 속도를 가속화하며, 서비스 안정성을 강화하는 기회를 얻어야 합니다. 가령, 내부 개발 포털(IDP)을 구축하면 개발 팀이 자원을 직접 프로비저닝하고 배포할 수 있어 운영 부담이 줄어들고, 신뢰할 수 있는 환경에서 빠르게 제품을 출시할 수 있습니다.

 

지금이 바로, 여러분의 팀에 플랫폼 엔지니어링 도입을 검토할 때입니다. 자동화된 워크플로, 셀프서비스 인프라, 표준화된 배포 프로세스를 통해 개발과 운영을 더욱 원활하게 만들 준비가 되었나요? 여러분의 기업 혹은 팀이 플랫폼 엔지니어링을 통해 더 빠르고, 더 안정적이며, 더 효율적인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변화에 나서보시기 바랍니다.


위 콘텐츠는 『플랫폼 엔지니어링』의 내용을 재구성하여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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