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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라는 동반자 - 퇴근길 인문학 수업 : 뉴노멀

한빛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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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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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빛

10,745

 

 

AI의 미래, 선택에 달렸다

 

우리는 오랜 기간 인간을 대신해 까다롭고 어려운 일을 처리해줄 로봇의 탄생을 상상해왔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은 2029년이 되면 바야흐로 컴퓨터가 감성지능을 가지고 사람처럼 판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에 AI 전문가들은 컴퓨터가 의식을 갖는다는 예측에 회의적이다. 컴퓨터에 의식을 설계하는 법을 전문가들이 아직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AIArtificial Intelligence는 1960년대부터 인간의 지능, 즉 판단능력을 모방한다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컴퓨터가 해결해줄 수 있는 문제점은 AI기술의 발전에 따라서 꾸준히 변해왔다. 현실에서 마주치는 AI는 SF영화에 등장하는 지능로봇처럼 똑똑하거나 힘이 세지 않다. 컴퓨터가 인간 두뇌처럼 판단해주길 기대하지만 항상 인간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그런데 컴퓨터의 연산 속도가 빨라지고 기계학습 알고리즘이 발전하면서 컴퓨터의 분석능력이 범상치 않게 진화했다. AI는 컴퓨터의 빠른 계산능력과 빅데이터를 처리하는 능력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여겼는데, 최근엔 인간의 뇌를 대신해 애매모호한 추상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까지 제시해주는 신통력을 발휘하고 있다

 

 

AI의 발전과 인류의 미래

 

컴퓨터 AI가 인간의 지능을 추월하였다고 믿게 만든 사건은 2016년에 벌어졌다. 이세돌-알파고의 바둑대전이다. 알파고가 등장하기 전에도 AI 바둑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프로 기사에게 2점을 접고도 승률이 떨어졌다. 그런데 알파고는 세계 최고의 프로 기사를 일방적으로 물리쳤다. 프로 대국과 똑같은 시간제한 조건에서 컴퓨터 알고리즘이 인간의 추리력과 판단력을 능가했다. 알파고의 승리는 예기치못한 사건이었다. 멀게만 느꼈던 AI시대가 코앞에 닥친 것을 직감하고 모두가 놀라움에 휩싸였다.

 

AI의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사상가들은A I의 위협적 요소를 걱정하고, 과학자들은 AI가 제공할 혜택을 강조한다. 사상가들은 인간이 AI의 무한 확장성을 통제하지 못한다고 우려하고, 과학자들은 인간이 AI의 기술적 한계를 통제할 수 있다고 논리적으로 반박한다. 문제의 핵심은 인간이 AI를 어떤 목적으로 활용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 지금으로선 개발자나 사용자 모두가 AI기술의 발전이 가져올 긍정적 효과와 부작용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먼저, AI기술의 발전이 가져올 긍정적 효과는 크게 세 가지 기술적 물결로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알고리즘Algorithm 물결이다. AI 알고리즘은 사용 분야나 용도에 따라서 달라진다. 주어진 데이터 처리나 해석에 어떤 알고리즘이 가장 적합한지를 찾는 일이 중요하다. 같은 비즈니스라 할지라도 업무별로 서로 다른 AI 알고리즘을 사용할 수 있다. AI기술의 발달은 효과적인 알고리즘을 발굴하는 일이고 데이터 처리기술이 핵심이다. 즉, AI는 인간이 다루기 어려웠던 빅데이터를 파헤쳐서 눈에 띄지 않았던 통찰력을 채굴해내는 기술이다. 그래서 많은 데이터를 학습해서 패턴을 인식하고 분류하는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현재 실용화 단계에 들어선 생체인식 기술을 활용한 신분 확인, 음성인식 기반 다국어 자동통역, 고객의 행태를 분석해 개인 맞춤 마케팅을 제공하는 기술 등이 알고리즘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힌다. 아직 AI기술이 적용되지 못하는 분야가 있다면 이는 가장 효과적인 알고리즘을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증강화Augmentation 물결이다. AI기술의 바람직한 발전 방향은 인간의 잠재력을 증강해주는 것이다. AI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면 전문가의 도움 없이도 어려운 문제를 쉽게 처리할 수 있게 된다. AI 번역기가 대표적 사례다. 구글 크롬이나 MS 익스플로러로 해외 사이트에 접속하면 웹페이지를 통째로 한국어로 번역해준다. 구글 번역기는 현재 103개국 언어로 번역된다. 이젠 외국어를 몰라도 전 세계 사이트에 접속하기만 하면 한글로 번역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해외여행 중에도 스마트폰 통역앱으로 외국인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 언어가 서로 달라도 웬만한 대화를 나누는 데 불편함이 없다. 번역앱뿐만 아니라 모든 비즈니스 영역에서 일반인도 전문가의 판단능력을 빌려 쓸 수 있을 만큼 다양한 AI 소프트웨어가 등장하고 있다. 잘만 활용하면 관련 지식이 다소 부족해도 초급 전문가 수준 정도로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개인적인 능력이 증강되는 셈이다.

 

세 번째는 자율화Autonomy 물결이다. 자율화는 사람이 통제하지 않아도 기계가 스스로 판단해 일을 대신하는 것을 말한다. AI로봇의 자율 작동은 통상 조종자가 원격으로 통제한다. 하지만 비상시를 대비해 원격감시만 할 뿐 실제로 기계가 대부분 자율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공장 자동화, 창고 자동화가 대표적 사례다. 공항의 무인셔틀이나 시내를 운행하는 무인전철, 군사용 무인드론도 마찬가지다. 다만 살상무기를 탑재한 군사용 드론은 원격조종사의 통제 아래 작동한다. 최근 개발되는 자율자동차는 원격감시나 조종 없이도 움직이는 완전 무인 자동차다. 아직은 개발 중이지만 곧 상용화가 가능해질 것이다. 물론 어떤 경우든 완전 자율 작동이 되려면 기술이 성숙하여 확률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구간에 도달했다는 전제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AI기술과 관련한 우리의 우려

 

AI기술을 적용하는 데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하나 있다. 모든 기술은 반드시 부작용을 수반한다는 점이다. 자칫 잘못하면 AI의 부작용이 긍정적 효과를 상쇄해버릴 수 있다. 안면인식기술을 예로 들어보자. 중국에선 신분 확인 용도로 폭넓게 활용하고 있지만 미국에선 법적인 판단 기준에 근거해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흑인 식별 시 오류가 잦고, 여성과 노인을 대상으로 한 인식률도 낮기 때문이다.

 

AI기술이 수반할 수 있는 부작용이나 부정적 효과를 다섯 가지로 압축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컴퓨터 자율 시스템이 사람의 역할과 참여를 줄이거나 없앤다는 점이다. 당연히 인간이 맡아온 직업과 노동의 총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둘째, AI를 도입하는 목적이 대부분 시스템의 효율이나 수익 증대에 있다는 점이다. 인간의 간섭을 줄이면서 시스템의 경제성이나 효율성을 앞세워 설계하면 인간이 추구하는 정성적 가치나 삶의 행복은 과소평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시스템은 정량적인 경제적 성과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인간이 추구하는 정성적 가치는 고려 대상에서 제외하기 쉽다.

 

셋째, AI기술의 적용은 일자리 구성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디지털 재능격차에 따라 계층 간 혜택의 불균형이 커지면서 사회적 갈등이 증폭될 수 있다. 기술 감수성이 높은 계층, 즉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혜택을 더 많이 받을 가능성이 있다.

 

넷째, AI기술이 인간의 역량을 증강시킬 수도 있지만 오히려 AI에 지나치게 의존해 창의력과 판단력이 흐려지고 무기력해지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AI의 판단을 더 신뢰하며 AI 좀비가 되는 현상을 목격할 수도 있다.

 

다섯째, AI기술을 무기 개발에 적용하거나 거짓 정보나 대중 선동에 이용한다면 사회갈등을 조장하고 건전한 사회 발전을 가로막는 악마의 저주가 될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단 한 번 사용했던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에서도 목격했듯이 AI기술의 오용은 인간 사회를 도탄에 빠뜨릴 수 있다.

 

 

AI 알고리즘은 주어진 목표 달성에 몰입하기 때문에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알고리즘 설계 단계부터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위험 요소를 최소화한다면 AI는 인류에게 대단한 성과를 제공할 것이다. 대부분의 서비스 업무는 물론이고 지금껏 인류가 해결하지 못했던 복잡한 문제에서도 AI로 해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AI기술이 충분히 확산된 시점이 오면 현재 상위 1퍼센트 부자가 아니면 누릴 수 없는 편의성을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보편적으로 누리는 세상으로 바뀔 것이다. AI기술의 발전은 인간을 배척하는 우울한 미래가 아니라 인간과 동행하며 누구나 원하는 차원 높은 역량을 갖게 해줄 것이 다. 인간과 기계가 상생하면서 발전하는 AI혁명의 미래 지형은 인간의 선택에 달려 있다.

 

 

대전환의 시대, 새로운 표준에 대한 인문학적 사고

퇴근길 인문학 수업 : 뉴노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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