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검색 및 카테고리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한빛출판네트워크

IT/모바일

위기 순간에서 결정 방법 : 나쁜 결과물은 절대 나쁜 결정이 아니다

한빛미디어

|

2020-12-23

|

by Hugo

8,357

1996년 컬트 클래식 영화 <Swingers>에서는 트렌트와 마이크가 라스베가스로 즉흥 여행을 떠난다. 블랙잭 테이블 위에서 마이크는 11을 받게되고 트렌트는 더블 다운을 하라고 조언해준다. “뭐?!” 라고 의아해하는 마이크에게 트렌트는 “11이면 무조건 더블 다운해야 해”라며 답변했고 마이크는 결국 큰 돈을 잃게 된다. 이후 다음 씬은 이와 같이 이어진다.

 

트렌트: 다시 한 번 말하지만, 11이면 무조건 더블 다운이야.

 

마이크: 뭐? 방금은 누가봐도 ‘무조건’은 아닐텐데!

 

트렌트: 무조건이라니까.

 

마이크: 그냥 말하는거야. 이런 특이한 케이스같은 경우는 ‘무조건’이 아니라는 거지.

 

트렌트: 무조건이라 했다.

 

마이크: 지금 다 잃었잖아. 근데 이게 어떻게 무조건이야?

 

마이크는 나쁜 결과와 나쁜 결정을 동일시하는 흔한 실수를 저질렀다. 의사 결정 과정은 괜찮았다. 당연히 통계적으로 블랙잭에서 11에 더블 다운을 하는 것은 좋은 (그리고 흔한) 전략이다. 하지만 미래의 불확실한 상황에서 결정을 내릴 때 두 가지가 결과를 좌우한다. (1)결정의 질, 그리고 (2)찬스다. 결정의 질은 알고 있는 정보와 알려진 리스크 평가에 달려있는 반면에 찬스는 숨겨진 정보와 하늘의 뜻에 달려있다. 여기서 후자에 의해 마이크가 돈을 잃게 된 것이다. 결국 더블 다운하라는 판단이 아닌 단순 ‘운’이었다.

 

우리는 현재 개인적, 사회적, 국제적 차원에서 결정해야 할 중대하고 어려운 결정을 많이 하고 있으며 현실에서는 블랙잭만큼 간단한 것이 없을 것이다. 이 글에서 불확실 속 의사결정에 더 원칙적인 접근을 취하는 방법과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가 아닌 어떻게 내릴 것인가에 대한 특정 개념적, 인지적 툴을 설명해줄 것이다. 이런 툴은 다음을 포함한다.

  • 확률적으로 생각하고 예측의 본질을 이해하는 법.
  • 리스크를 가능성의 측면뿐만 아닌 의사결정의 영향의 측면에서도 고려하는 법.
  • 데이터를 만드는 프로세스에 대한 생각을 통해 알려진 데이터와 정보를 건전한 의구심으로 조사하는 법.
  • 불확실 속 어떤 결정을 내리고 어떤 행동을 취할 지 우선순위를 정하는 법.

현재 우리가 내려야할 결정과 블랙잭에서 마이크의 더블다운을 한 판단은 두 가지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첫째, 경제 재개방과 비슷한 경우에는 의사 결정을 양분법적으로 보면 안된다. 단지 “경제 재개방과 재개방을 하지말자"가 아닌 “어떻게, 얼마나, 언제, 그리고 다시 폐쇄 해야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와 같은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두번째로 블랙잭의 확률은 다 알 수 있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모든 확률을 표로 정리할 수 있을 정도다. 중요한 변수들의 확률을 알지만 결과는 알 수 없을 때, 우리는 그것을 “리스크"라고 부른다. 확률뿐만 아니라 심지어 그 중요한 변수들조차 모를 때를 바로 “불확실성"이라고 한다. 리스크와 불확실성의 차이를 확실히 인식하는 것은 리스크를 완벽히 계산하고 평가할 수 있는 지를 아는 척도로 필수적이다. 위 영화 <Swingers>에서 보여주듯, 결과물의 질과는 달리 의사 결정의 질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에 대한 것은 두 경우 모두 핵심이다.

 

불확실 속 결정에 대한 Annie Duke의 2018년 출간된 <Thinking in Bets>는 2015년 슈퍼볼 XLIX에서 시애틀 시호크팀이 마지막 26초에 패스를 판단하기로 한 결정과 같은 리스크와 불확실성을 다루는 많은 유사 사례를 제시한다. 패스는 인터셉됐고 시호크 팀은 졌다. 결국 <슈퍼볼 역사상 가장 멍청한 콜은 시애틀 시호크의 추락의 시작>이나 <슈퍼볼 역사상 최악의 콜 때문에 패배한 시호크>와 같은 수많은 헤드라인을 볼 수 있었다. 듀크가 지적했듯이 “기존 15 시즌동안, 그 상황에서의 인터셉션 비율은 약 2%”로 패스를 하는 결정은 탁월한 결정이었다고 변호할 수 있다. 비즈니스 경영자들에게 올해 최고와 최악의 결정을 써보라고 했을 때 그들은 변함없이 항상 최고와 최악의 결과를 적어내려간다. 결과물로 그들의 결정을 판단하는 것은 너무 인간적이다. 듀크는 이를 “resulting”이라 지칭한다. 우리는 결정의 질을 결과의 질로부터 합리적으로 분리시켜야한다. 한 가지 어려움은 우리는 대부분 결정이 아닌 결과로 평가한다는 것이다. 기업 영업팀장은 거래의 결과와 연 매출에 따라 평가되지 팀장이 내렸던 결정이 중요한 게 아니다. 마찬가지로 기업의 성공은 결정력이 아닌 결과물의 질에 따라 판단된다. 그러나 블랙잭과 마찬가지로 결과물을 보며 결정력을 평가하려면, 의사결정을 이끈 전략과 결정 모두 평가하기 위해 좋은 결과와 안좋은 결과의 장기적인 빈도를 봐야한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결국 ‘찬스’의 변동은 평균값으로 수렴할 것이다.

 

합리적으로 결정력의 질을 평가하기 위한 또 다른 핵심 장벽은 우리가 불확실성과 확률적으로 생각하는 데 능숙하지 않다는 것이다.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후 사람들은 여론 조사의 예측이 틀렸다했으며 이는 여론 조사 측에서 클린턴을 선두 주자로 했기 때문이라했다. 그래도 클린턴이 승리할 확률이 90%라는 예측은 잘못된 예측이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트럼프가 당선되었다고해도 말이다. 트럼프의 승률은 실제로 한낱 10%에 불과했다. “예측은 틀렸다”라고 보는 것은 결과에 따라 예측의 질을 평가하고 있는 것이며 결과에 따라 결정의 질을 평가하는 것과 같은 오류를 범한 것이다. 이게 바로 “resulting”이다. 이와 같기에 우리가 얼마나 확률적으로 생각하고 불확실성을 다루는 데 서투른지에 대해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예시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예측하고 확률적으로 생각하기

유명 여론 통계사이트 FiveThirtyEight에서도 트럼프의 승률을 29%로 보았음에도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많은 지성인들이 놀라워했다. 올린 대학의 교수 Allen Downey는 29% 승률은 동전 두 개를 던져 둘 다 앞이 나올 확률(25%)보다 더 높음을 지적하는데 이런 일은 딱히 놀랄 일도 아니다. 더 나아가 설령 예보에서 트럼프의 승률이 10%라고 했었어도 이것은 동전 세 개를 던져 모두 앞이 나올 확률(12.5%)보다 조금 더 낮을 뿐 역시 놀랍지 않다. 10%의 가능성을 Nate Silver가 The Signal and the Noise에서 물어본 것과 함께 생각해봐라. “조종사가 성공적으로 착륙할 확률이 90%라고 말한 비행기에 올라탈 것인가?”

 

트럼프 당선 확률처럼 확률적인 예측을 왜 이렇게 잘 해석하지 못할까? Downey에서 제시한 한 가지 가능있는 대답은 우리가 확률적인 예측을 특정 수준의 확실성을 가진 결론적인 예측으로 해석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클린턴이 90%의 승률이 있다"가 “여론은 클린턴이 당선될 것이라 했으며 우리는 90%의 확신이 있다"로 해석되는 것이다. Downey가 언급한 것처럼 “만약 결과가 예측이 틀린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당신은 지금 그 예측을 결정론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여론 조사관들이나 관련 예측자들은 이 깊은 싸움에 대해 알고 있다. FiveThirtyEight과 창립자 Nate Silver는 웹사이트 확률적인 예측을 어떻게 보도할 것인지에 대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예를 들어 2018년 중반기에는 “민주당이 장악할 확률은 5중에 1(19.1%),  공화당이 유지할 확률은 5중에 4”라며 예측의 확률적 성격에 유의하며 신중히 보도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검사를 받으러 갔을 때 의사가 “검사가 음성으로 나왔네요"라고 하는 대신, “검사가 코로나바이러스의 존재를 검출하지 못했습니다"라고 말했을 때 위 유심한 언어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됐다. 언어는 아주 중요하며 특히 확률적인 기상예보나 데이터 리포팅할 때와 같이 우리 직관이 잘 안먹히는 상황에서는 더 중요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결정이나 예측을 했던 그 순간에 따라 결정과 예측을 각각 판단해야 한다는 것을 이제 알았다치고, 그렇다면 이런 리스크를 뚫고 어떻게 우리가 첫 번째로 결정을 내릴까?

 

리스크, 확률, 영향과 결정들

모두가 그랬듯이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와 관련하여 리스크 평가와 의사결정에 대한 많은 논의가 오갔다. 한 가지 공통적이고 우려되는 경로는 많은 사람들이 이에 따른 영향에 대해 고려하지 않고 가능성에 기반한 리스크 평가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몇몇 친구들에게 코로나바이러스가 음성이 나왔다고 했다. 각각의 친구는 (리스크가 큰 그룹에 속해있는)부모님들 뵈러 갈 수 있겠네, 라는 내용의 답장을 했다. 잘못된 음성 판단에 대한 확률을 배제한 것이므로 검사 이후 또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과 감염된 채로 부모님 집을 방문할 확률도 있다고 하자 친구들은 “그래도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잖아"라고 말했다. 사실일 수도 있지만 최악의 리스크를 생각해보면 매우 치명적일 수도 있다. 불확실성 속에서 결정을 내릴 때 가능성 하나만으로 판단하면 안된다. 언제나 그에 따른 영향에 대해 고려해야한다.

 

예시로 새로 생긴 햄버거 맛집이 생겨서 정말로 가서 먹어보고 싶다고 해보자. 이때 그 햄버거가 가벼운 복통(가능하지만 그에 따른 영향이 적은) 문제를 일으킬 확률이 20%이라고 해도 그래도 먹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0.1%(1000명 중 1명꼴)의 확률로 사망에 이른다(가능성이 매우 적지만 영향이 크다)고 했을 때 리스크를 평가했는데도 역시 먹고 싶다면, 이제부터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 예시는 다소 유치해보여도(그리고 배고파지게해도) 불확실 속 결정을 내리기 위해 필요한 많은 요소들을 포함한다. 이 요소들을 정리해보면 제각기 다른 잠재적인 결과들의 가능성, 긍정적인 리스크(맛집 햄버거 먹방찍기), 그리고 부정적인 리스크(가벼운 복통과 사망)에 대한 고려 사항들일 것이다.

 

이번엔 조금 다른 상황이다. 맛집 햄버거를 먹는 대신 고통스럽지만 생명에 대한 위협은 없는 척추 수술과 같은 상황이다. 0.1%의 사망할 확률이 있다. 부정적인 리스크는 전과 동일하고 치명적이지만 긍정적인 리스크는 햄버거 먹방보다 훨씬 더 영향력있다. 그러므로 이번에는 부정적인 리스크를 안고 갈 확률이 훨씬 더 높아지는 것이다.

 

리스크 평가를 가능성의 측면에서만 볼 게 아니라 영향도 고려해야한다. 여기서 가능성과 영향을 모두 보게 해주는 리스크 차트(비즈니스에도 많이 쓰인다)를 유용하게 써보자.

 










결과의 가능성

영향의 강도

 

무시할만한정도

낮음

높음

참사

확실함

책상 다리에 발가락 찧기

     

가능성있음

 

집밖 뛰쳐나가다가 넘어지기

   

가능함

 

복통 확률 20%인 햄버거 먹방

친지 방문해서 코로나 나눔

 

가능성없음

   

사고확률 10%인 비행기 탑승

 

매우드뭄

   

사망률 0.1%인 햄버거 먹방

전 세계적인 유행병

 

이 리스크 차트는 결과의 가능성을 세로 축, 영향의 강도를 가로 축에 두었으며 위키피디아에 있다. 이 에세이에서 다루는 결정에 대한 중점들을 설명해주며 이 차트에서는 긍정적인 리스크는 포함하지 않았다(그러려면 3D 차트여야한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처음 퍼졌을 때 외부에서 마스크를 착용할지 결정하는 것이 오늘날의 예이다. 고려해야 할 여러 가지 개인적, 사회적 리스크가 있다. 마스크 착용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염을 낮추지만(긍정적인 리스크. 특히 무증상 전염의 리스크를 고려했을 때), 만약 사람들이 공포에 질려 PPE 마스크를 구입하러 한 번에 나간다면 코로나 최전선에 근무하는 의료 종사자들에게 엄청난 마스크 공급 부족 현상이 생길 것이다(부정적인 리스크. 참고로 여기서 리스크는 우리가 아닌 최전선에 근무하는 의료 종사자다. 개인적뿐만 아니라 의료 종사자, 더 나아가 사회적인 리스크를 생각하며 개인적인 결정을 하는 것이다). 이제 가정에서 마스크를 만들거나 면마스크를 인터넷에서 구매함으로써 우리가 모두 부정적인 리스크를 피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결정은 이제 생각할 것도 없어지는 것이다.

 

또한 이 예는 원래 생각했던 것보다 결정 여유 공간이 얼마나 더 커질 수 있는 가를 보여준다. 선택은 단지 ‘의료 종사자들이 필요한 마스크를 쓰는 가와 아닌 가’가 아니다. 항상 처음 보이는 것보다 더 많은 선택지가 있기 마련이다. 우리가 해야할 것은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선택지를 찾는 것이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정부에서 처음에는 증상이 보이는 사람들만 마스크 착용하라고 권장했다가 모든 사람의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것으로 정정한 것을 봐라.

 

이 글은 어떤 결정을 내리는 지가 아닌 어떻게 결정을 내릴 것인가에 대한 가이드다. 개인이 내리는 결정은 그 개인의 리스크에 대한 회피도 성향에 대한 기능이기도 하다. 금융전문가들이 고객들이 리스크 회피도 범위에 어디에 속하는 지에 대해 설문하고 그에 따라 자문해주기도 한다. 평상시에는 개인적으로 리스크를 잘 감수하는 안전불감증에 속해있지만 세계적인 전염병이 돌아 생사 문제로 되었을 때는 안전과민증으로 바뀌어 리스크에 극히 반대한다. 설령 저위험군에 속해 있고 개인 건강에 특별히 신경 쓰지 않더라도 개인의 행동이 잠재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고 싶다.

 

의사결정의 더 큰 범위에서 보았을 때 정부는 언제, 그리고 어떻게 경제를 다시 열 것인가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여러 가지 고려사항이 있을 것이다. 특히 현재 공공보건위기와 그에 따른 경제위기가 왔고 이는 공공의료위기를 다시 촉발하는 동시에 경기하강으로 알려진 자체적인 보건 위기를 만들고 있다는 상황에서 말이다. 이상적으로는 코로나바이러스 위기를 악화시키지않을 만큼, 하지만 경제 위기와 다운스트림 효과(downstream effect)를 살릴 만큼정도 경제를 어느 정도 재개방 하는 것이다. 이건 다시 돌아가 의사결정의 여유 공간을 넓히는 것이다. “경제 다시 열 것인가 말 것인가”가 아닌 언제, 얼만큼 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모든 정부 결정의 가능성과 영향을 알아내는 것은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다.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다른 결정으로 인한 결과의 가능성과 그에 따른 영향 모두를 고려해야 하지만, 어떻게 실제로 할 수 있을까? 좋은 질의 정보를 아는 것이 핵심이다. 그 뜻은 우리의 사각지대를 안다는 것이고 결국 우리가 모르는 것을 아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가 매일 보고 있는 데이터의 품질과 그로부터 어떤 정보와 지식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자.

 

데이터, 정보, 지식 그리고 의사결정

우리의 사각 지대를 확인하는 가장 중요한 과정 중 하나는 우리가 접하는 데이터와 정보의 한계를 아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보고된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수를 차트로 볼 때 실제 확진자 수의 증가 추이를 대신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정확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그래도 우리가 접할 수있는 전부고 트렌드를 그래도 보여준다”라는 말도 들리지만 아닐 수도 있다. 확진자 수는 코로나 검사 가능 수, 검사하고자 하는 인원 수, 검사결과를 발표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와 코로나바이러스 잠복기에 따른 시간차를 포함한 많은 요인들의 함수라고 할 수 있다. 검사 결과를 보고하는 정부 인센티브 측면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사망자 수에 대한 보고는 정치적이고 정치적 논란을 일으키는 행위라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중국의 발표한 공식적인 확진자 통계수치에 대한 회의론이 대두되고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하나둘씩 도시를 재개방하며 정부는 경제 보호을 내세우며 재개방을 합리화하기 위해 낮게 보고되는 사례로 이득을 취할 것이다.

 

보고된 확진자 수가 검사 가능한 수의 기능이라는 면에서 이런 극단적인 예시를 살펴보자. 어느 날 진행된 검사가 없었고 그에 따라 확진자 수도 없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검사 수가 어마어마하게 많았다고 해보자. 이 경우에는 실제 총 확진자 수는 줄었지만, 엄청난 급등이 보고될 것이다.

 

실사례를 들어보자면, 올해 3월 Nate Silver는 다음과 같이 보고했다.

 

미국 워싱턴 주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수를 보고할 때 검사처리 횟수를 조작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좋은 예이다. 며칠 전 워싱턴 주의 확진자 수가 안정화되고 있다고 보고했었는데 사실 무슨 일이 있었는가. 오늘 확진자로 189명을 보고했다. 어제는 175명이었으며 7일 전에는 매일 평균 106명이었다. 겉으로만 봐서는 안좋아 보인다. 새로운 확진자가 70%나 늘었다! 하지만 검사 횟수 역시 살펴봐야한다. 워싱턴 주 검사 횟수는 오늘 3,607회, 어제 2,979회 진행됐다. 반면에 7일 전에는 평균 1,670회의 검사를 진행해왔다. 즉 기준치보다 97%나 더 검사 수용력을 늘린 것이다. 한편 확진 판정 건은 70%에 그쳤다. 다른 측면으로 살펴보면 오늘 워싱턴 주의 검사 결과 중 5.2%에서 양성 판정이 나왔다. 어제는 5.9%였다. 7일 전에는 6.4%였다. 그렇다면 그래도 조금이나마 나아졌다고 볼 수있다. 새로운 검사를 포함한 검사 횟수 대비 새로운 양성 판정자가 조금 줄어들었다. 우선 1)아주 많은 확진자 수가 검출되지 않고, 2)검사 수용력이 엄청난 속도로 커지고있는데 이는 아무리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아마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는 속도보다 더 클 것이다. 이 두 가지가 유지되는 한, “검출된” 확진자 수의 증가 속도는 “검사” 횟수의 증가 속도의 함수일 것이고 이는 실제 감염 속도를 말해주지 않을 것이다.

 

Silver는 “코로나 확진자 세는 건 의미없다”라는 기사를 “코로나 검사에 대해 좀 안다면 모를 까. 근데 사실 알아도 복잡하다”라는 부제와 함께 썼다.

 

같은 맥락으로 보고된 사망자 수도 심각하게 과소평가될 수 있다. 왜냐하면 많은 곳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사망자 수에 집계되려면 검사를 받고 진단을 받아야하기 때문이다. Bloomberg에서는 이탈리아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가정집이나 양로원에서 사망할 것이며 이들이 사후에 코로나 검사를 받지 않는 한 코로나바이러스 사망자 수로 집계되지 않을 것”이라고 의견을 냈다. 미국 정부 최고 전염병 전문가이자 코로나바이러스 특별대책회의 맴버인 Anthony Fauci는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이 집에서 사망했을 수도 있는데 코로나바이러스로 간주되지 않았다. 병원에 가지도 못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실제보다 적게 집계되는 것은 이미 구조적으로 억압된 사람들(유색인종 등)을 포함하여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낮거나 경제적으로 힘든 인구 집단 통계학에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 또한 중요하다. 데이터 속 존재하는 편파적인 부분을 수정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과도한 사망률” 통계를 보는 것인데 이는 예년과 비교했을 때의 수치다.

 

이러한 유형의 편파적인 데이터 콜렉션이나 데이터 보고 과정에 대해 고려할 때 비트겐슈타인의 자(Wittgenstein’s Ruler)라는 개념적인 툴을 즐겨 사용한다. 이 자(ruler)는 에세이스트이자 통계학자인 저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Nassim Nicholas Taleb)가 책 <행운에 속지 마라>(Fooled by Randomness)에서 소개되었다.

 

“자가 정확하다고 확신하지 못할 경우, 자를 써서 테이블을 측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테이블을 기준으로 자가 정확한지 측정하게 된다.”

 

여기서 첫 번째 개념은 ‘자’던 ‘전염병 검사 시스템’이던 측정 장치가 어긋났다면, 그것은 현실 세계에 대한 어떤 가치있는 것도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아예 틀린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다. 두 번째 개념은 테이블을 측정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게 된다면 자의 정확성에 대해 추측할 수있게 된다. 우리의 현재 사례로 넘어오면 만약 실제 사망률(예시로 “과도한 사망률” 통계)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다면 보고되고 있는 사망 데이터 콜렉션, 분석 및 보고 과정의 흠에 대해 추측할 수 있게 된다[1].

 

[1] 탈레브는 책 후기와 관련하여 비트겐슈타인의 자의 개념을 소개했다. “좋든 나쁘든 책 후기는 책 자체에 있는 정보 관련된 것보다 후기를 남기는 사람들에 대해 서술하기 바쁘다.”

 

더 나아가 데이터 콜렉션과 데이터 보고는 비대칭 권력 관계를 가진 사회에 내재된 정치적 행위와 과정이며, 대부분의 경우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통제된다. 책 <Data Feminism>의 말을 빌리자면, “정부와 기업은 오래 전부터 현재의 상황을 보존하거나 불균형하게 만드는 관리 방법으로 데이터와 통계를 사용해왔다”. 통계를 뜻하는 ‘statistics’의 어원이 국정 운영 기술을 뜻하는 ‘statecraft’인 점[2]과 국가와 정부가 데이터 콜렉션과 데이터 보고 조작으로 권력을 휘두른 다는 것(데이터를 모으고 어떻게 보고하는지 정하고 어떤 결정을 내리는 지 모든 걸 결정한다)은 소름돋는 새로운 사실이다. 

 

[2] Christ Wiggin와 Matt Jones의 컬럼비아대학교 강의 <data: past, present, and future>에서 찾아냄.

 

여기서 핵심적으로 얻어가야할 점은 교양있는 의구심으로 보고된 데이터를 바라보고, 보고된 데이터에 잠재적으로 편파적 성향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엄청난 크기의 불확실성이 있음을 깨닫는 것이다. 당연히 말이야 쉽다. 특히 정보 과잉의 시대 속에 있고 내려야 할 결정들은 매일 많아지고 있는 세상에 말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정보를 우리의 의사결정 과정에 종합시키려면 어떻게 생각해야할까? 또 어떤 결정을 내리고 어떤 조치를 취할 지 어떻게 우선순위를 정할까?

 

정보 불안감, 결정 피로, 그리고 사물의 규모

The Signal and the Noise에서 Nate Silver는 우리가 정보의 늪에 빠지고 있고 “우리가 진심으로 지식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 정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한다. 우리가 지금 정말로 필요한 것은 이해를 포함한 지식이며 이 지식을 우리의 의사결정 과정과 결합시키는 능력이다.

 

현대인이 매일 내려야할 결정의 수는 엄청나다. 추정치는 약 35,000번정도 된다. 산 넘어 산인 수많은 결정에 마주하면서 결정 피로는 현실이다. 결정 마비 장애와 선택지의 폭압[3]은 현실이다. 특히 주목 경제(attention economy)의 시장에서 나오는 방대한 양의 콘텐츠를 비추어 볼 때 말이다. 그렇게 정보 불안(information anxiety), infobesity(정보 비만), infoxication(정보 중독)과 같은 신조어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코로나바이러스 이전이었다.

 

[3] “소비자의 선택을 없애면 쇼핑객들의 불안감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Barry Schwartz의 논문 <The Paradox of Choice - Why Less is More> 선택의 역설을 참고해보자.

 

이제 우리는 다양한 규모로 엄청난 수의 잠재적으로 치명적인 결정을 내려야하고 정보를 얻어야 한다.

  • 나노미터의 규모: 코로나바이러스 입자의 크기
  • 미세규모: “방금 뭘 만진 거지? 입자가 묻었을까?”
  • 신체 크기의 규모: 상대방의 코를 실수로 만졌을 때
  • 아파트나 집의 규모: 배달이나 식료품을 들여올 때
  • 가족단위, 전문적이고 조그만 사회 네트워크의 규모: “나와 접촉한 사람은?” “내가 접촉할 수 있는 사람은?”
  • 교외, 도시, 주, 국가 및 전세계 규모: 격리, 락다운이나 수용시설 방침, 의료시설 자원, 학교 폐쇄, 경제 셧다운.

블레즈 파스칼(Blaise Pascal)은 그의 수필집 <Pensees>(팡세)에서 우주의 규모로 고려했을 때 “이 무한한 공간의 영원한 침묵은 나를 두려워하게한다”라는 말을 남겼다. 한 켠에는(바이러스 자체에 대한) 불안을 포함해야겠지만 이 말은 아마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적절한 반응일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우리는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종으로써 깊은 개인적인 불안과 세계적인 불안, 그리고 이 둘 사이에 껴있을만한 모든 것을 만들어내는 용서하지 못 할 규모의 가운데 오도 가도 못하고 있다고 본다.

 

불확실성 속에 결정을 내리는 것은 어렵고, 우리는 평범한 상황에서조차 잘 못 한다는 내용이다. 세계적인 유행병이 도는 마당에 더 심하다. 우리가 정하고 싶은 결정에 대해 우선순위를 정해야한다. 예를 들어 우리 자신과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결정이 있을 것이다. 너무 많은 결정을 내려야될 때면 순위를 매기는 게 어떨까? 한 가지 좋은 경험적인 방법(heuristic, 휴리스틱)은 시나리오 플래닝(scenario planning)이라 불리는 자기결정에 따른 가능성의 공간을 설계하고 가장 큰 영향을 미칠만한 것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듀크는 자신의 책 <Thinking Bets>에서 그녀가 조언을 해주었던 국가 비영리 단체 After-School All-Stars(ASAS)를 예시로 든다. ASAS에서 신청하는 보조금에 우선순위를 정해야했는데 ASAS는 보조금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낮더라도 금액이 높은 순서로 우선시하고 있었다. 반대로 듀크는 보조금 총 수령가능한 금액을 수령 가능한 확률로 곱한 값으로 순위를 정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예컨대 만약 보조금 X는 100,000달러인데 가능성은 10%라면 10,000달러. 보조금 Y 금액은 50,000달러인데 가능성이 50%라면 25,000달러가 되는 것이다. ASAS기준으로는 보조금 X가 순위 위에 있지만 Duke의 방법은 Y였다. 금액은 적어도 가능성은 5배나 더 큰 것을 높게 쳐준 것이다. 듀크가 속으로 이 계산법을 적용시킨 것은 바로 두 가지 가능한 미래(승인 혹은 거절 후적용)와 각 확률의 평균을 내는 시나리오 플래닝이다. 시나리오 플래닝을 위해 더 알아보려면 Peter Schwartz의 <The Art of the Long View: Planning for the Future in an Uncertain World> 혹은 Tim의 최근 O’Reilly  에세이인 <Welcome to the 21st Century: How to Plan For the Post-Covid Future>을 참고하길 바란다.

 

대부분 실제 사례는 깔끔하게 떨어지는 것과는 거리가 멀고 다양한 수준의 리스크와 불확실성을 동반한 중요한 결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의사결정에 조금 더 원칙적인 접근을 하고 가능성, 영향, 시나리오 플래닝을 고려하여 우선순위를 정하면 결정의 질은 높아질 것이다. 이로써 리스크, 불확실성, 데이터의 진정한 의미, 실제로 가진 정보와 우리의 사각지대를 인정하는 것에 대해 조금 더 비판적으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 한 마디로 더 좋은 결정의 필수 조건은 바로 우리가 불확실성에 좀 더 정직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

원문: Decision-making in a TIme of Crisis

번역: 김정욱

 

댓글 입력
자료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