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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라이프

책과 인터넷의 경계는 사라질 것이다 - 진정한 의미에서 "커넥티드"된 책 출현의 필연성과 출판사에 API가 필요한 이유

한빛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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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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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BIT

22,071

제공 : 한빛 네트워크
저자 : Hugh McGuire
역자 : 정향, 8년차 영어 교재 편집자 @niangii
원문 : The line between book and Internet will disappear

Hugh McGuire 나는 몇 달 전 다음과 같은 트윗을 한 적 있다:

"인터넷"과 "책"의 구별은 완전히 임의적인 것이며, 5년 후면 사라질 것입니다. 지금부터 적응을 시작하세요."

이 트윗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분들이 몇 있었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변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또 일어나야 한다고 확신한다 (그렇다고 타임라인에서 내기를 받지는 않겠습니다).

일어나야 하는 이유부터 이야기하자면, 인터넷에 제대로 연결된 책은 그렇지 않은 책보다 훨씬 값진 정보의 집합체가 되기 때문이다. 뭔가가 "인터넷에 제대로 연결"되면, 그것은 인터넷의 일부가 되어 버린다.

그렇다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책이 결국 무엇이던가? 정해진 구조(챕터, 제목, 캡션), 메타데이터(제목, 저자, ISBN)가 있으며 편집 디자인으로 예쁘게 꾸민 데이터의 집합체(텍스트 + 이미지) 아니던가? 바꾸어 말하면, 책이란 웹에 연결된 게 아니라 종이에 썼을 뿐인 웹사이트에 지나지 않는 것 아니던가?

e북은 이름만 다른 종이책일 뿐이다

지금까지 e북은 대부분, 종이책을 독자가 다양한 디지털 디바이스로 읽을 수 있도록 디지털화한 것 정도로만 취급되었으며, 한 발 더 나아간다 해도 동영상 따위의 부가장치로 e북을 강화하는 정도였다. e북과 종이책의 실체 없는 전쟁은 계속되겠지만(종이책은 배터리 없이 해변에서 읽을 수 있고, e북은 독서등 없이 밤에 읽을 수 있다는 등) 이러한 전쟁은 디지털 책으로의 전환이 갖는 진정한 의미의 겉을 핥는 데 지나지 않는다. 현재 우리의 "e북" 개념에 등장하는 커넥티드되지 않은 가짜 "디지털"이 아니라, 책의 진정 "디지털화"에 따르는 진정한 가치(그게 무엇인지 아직 잘 알 수는 없지만)는 무시되고 있다.

물론 e북이 책을 소비하는 방법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출판업계는 전혀 새로운 사업 영역에 대한 두려움을 무시하고, 손익까진 모르겠지만 최소한 구조는 비슷해 보이는 사업 영역에 집중할 수 있다.

종이책과 e북을 비교해 장단점을 나열할 수는 있겠지만, 이것은 인터넷에 제대로 연결된 디지털 정보에 대해 우리가 으레 기대하게 된 그런 장점은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할 수 없는 일로써 책을 정의하다

현 상황에서 충격적인 점은 - 출판 업계의 보수성과 사업 모델이 전혀 미지의 영역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리 놀랍지는 않지만 - 우리가 e북을 정의할 때 e북으로 무엇을 할 수 없느냐부터 생각한다는 점이다.
  • e북에는 딥링크(웹사이트 상의 홈페이지가 아닌 다른 웹페이지로 가는 하이퍼텍스트 링크-옮긴이 주)를 통해 접근할 수 없다 - 예컨대 특정 페이지, 문단, 챕터, 이미지, 표로 갈 수 없다

  • e북으로 링크를 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각 사용자가 보유하고 있는 e북 한 권 한 권에 대한 여러 액세스 포인트가 있을 뿐이다. 링크를 걸 하나의 공통적인 "e북"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챕터에 대한 고유주소가 존재할 수 없으며, e북 자체에 대한 통합자원지시자(url)도 존재할 수 없다.

  • (보통) 텍스트를 복사하거나 붙일 수 없다. e북이라고 할 때 가장 당연하게 기대하게 되는 일인데도.

  • 예컨대 "1942년에 쓰인 몬트리얼에 대한 모든 책"을 검색할 수가 없다. 출판사가 같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e북으로는 이런 일을 전혀 할 수가 없다. 우리는 아직도, 아무리 e가 가미되었다 하더라도 책(책 속의 정보, 말, 데이터)은 인터넷 밖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책을 인터넷 상에서 구입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 안에 담긴 내용은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았다. e북은 사람들이 책을 더 쉽게 구입하고 읽을 수 있게 하려는 시도의 산물이지만, 이 기본적인 사실은 변하지 않았으며 e북이 인터넷의 일부가 되지도 않았다.

책이 인터넷의 일부가 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럴 경우 업계가 어찌 될지 감이 안 오기 때문이다.

이것은 조만간 변할 것이다. 지금까지 독자들에게 책의 디지털화의 가치가 접근성과 편리성에 있었다면, 책이 인터넷에 연결될 경우에는 유례 없는(그리고 알려지지 않은) 방대한 가치가 생겨난다. 책의 접근성이 잘 짜인 웹사이트처럼 좋아진다면 말이다.

EPUB 사양 뒤에는 무엇이 숨어있는가

e북의 공개 사양인 EPUB을 가지고 놀아 본 사람이라면 .epub 파일은 몇 가지 특수성이 있고 패키징이 되어 있을 뿐, 결국 XHTML 언어로 쓰인 웹사이트나 마찬가지라는 비밀을 알게 된다. .epub 파일은 완결성이 있도록(표지로 싸인 책처럼!), 외관상 웹사이트와 다르도록, 그리고 웹사이트로 할 수 있는 일도 e북으로는 하기가 더 어렵도록 패키징되어 있다. EPUB이라는 것은 사실상 독자나 출판사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웹사이트를 구축하는 방법인 것이다.

그러나 이미 EPUB 사양 내에 존재하는 것만 가지고도 이미 필연적인 (그러나 두려운) 다음 단계에 대한 준비는 된 셈이다. 즉, 책이 웹사이트, 데이터베이스, 블로그, 트위터, 지도 시스템, 애플리케이션과 나란히 제대로 인터넷 상에 존재하게 되는 단계 말이다.

내가 알기로는 출판업계에서는 이런 이야기가 거의 오가지 않지만, 이러한 움직임을 위한 기초는 (마땅히 그래야 하겠지만) 이미 존재한다. 그리고 만약 장기적인 안목으로 출판 사업을 바라본다면, 그쪽을 바라보아야 한다. (구글 북스로 이러한 변화에 토대를 마련하고 있는 회사 구글에게 물어보라.)

책의 API

API는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이다. API는 똑똑한 웹 기업들이, 다른 혁신적 기업들과 개발자들이 자사의 기본 데이터베이스 및 서비스를 바탕으로 도구 및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게 하려고 개발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 구글 지도는 위치검색 서비스(예: Yelp)가 구글 지도와 거기 포함된 업체 데이터를 이용해 니셰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해주는 API를 갖고 있다.

  • 트위터는 다른 서비스들이 트위터 클라이언트를 개발하고, 트위터를 검색하고, 트위터 통계를 제공할 수 있게 해주는 API를 갖고 있다.

  • 아마존은 개발자들이 제품 정보를 쉽게 검색해 연결할 수 있게 해주는 API를 갖고 있다.

  • 위키피디어는, 위키피디어 기사 "이라크 전쟁"에 대한 모든 판본에 대해 책을 만드는 등의 작업을 할 수 있게 해주는 API를 갖고 있다.
출판사가 스스로를 API, 즉 자사 출간 책에 대한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의 제공자로 여기게 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우리는 데이터가 세상에 공개될 경우(선택적인 공개인 경우에도) 가치가 증가하는 사례를 숱하게 보아왔다. 인터넷의 존재 이유가 바로 그것이며, 그것이 바로 출판이 갈 방향이다. 언젠가는. 나는 책의 API가 어떤 것일지 잘 모르고, 그게 정확히 뭘 뜻하는지도 사실 잘 모르겠다.

또 책이 진정 인터넷에 연결되었을 때 사람들이 얼마나 기발한 일을 하기 시작할지도 전혀 감이 안 온다.

그러나 나는 분명 그렇게 될 거라는 것만큼은, 그리고 "출판의 미래"가 이것과 관계가 있다는 것만큼은 안다. 현재의 e북 세상은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책의 세상과는 전혀 다른 모습일 디지털 커넥티드 출판 생태계로 이행하는 과도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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