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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라이프

파워포인트 블루스 저자 김용석님 인터뷰

한빛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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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19

|

by HANBIT

19,542

제공 : 한빛 네트워크

『파워포인트 블루스』! 일반적인 IT 도서의 제목과는 달리 제목에 "블루스"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는 것이 조금 특이하지 않나요? 여기서의 "블루스"는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가 보고서를 겸해야 하는 국내의 현실에서 원칙을 지키면서 실무에 적합한 슬라이드를 만들어야 하는 직장인들의 "애환"을 표현한 의미라고 합니다.^^

이번에 저희 한빛에서 출간한 『파워포인트 블루스』는 그런 고민과 애환을 직접 경험하고 해결책에 목말라했던 저자 김용석님의 블로그 연재로 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러한 저자의 시도에 많은 분들이 공감과 의견을 주시면서 이렇게 책으로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책의 집필은 어찌 보면 블로그 연재와는 또다른 새로운 도전과 작업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동안 수고하신 김용석님께 이 자리를 빌어 그동안 수고하셨다는 말을 전합니다. 아울러 책의 컨셉과 내용을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Q. 김용석님은 책을 집필하신 것은 이번이 처음인 걸로 알고 있는데, 김용석님을 궁금해하는 한빛의 독자분들을 위해 본인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IT기획, 마케팅 업무를 하다가 6년 전부터 IT컨설팅 일을 지금까지 해오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지난 15년간의 직장생활을 종합해 보면 유통, 마케팅, 물류, 구매, CRM, 제약, 게임, 영화 등 다양한 업종, 업무를 경험하면서 IT전략과 관리, 기획, 인프라, 정보시스템 등을 최적화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주된 업무였습니다. 이런 스타일의 일은 결국 보고서로 평가받기 마련이어서 그동안 정말 많은 문서를 만들어 냈고 그만큼 많은 프레젠테이션 기회를 가졌었습니다.

그러니 보고서를 좀 더 잘쓰고 싶고, 프레젠테이션을 좀 더 잘하고 싶은 욕구도 컸던 것 같습니다. 그 때문에 많은 책들을 사서 읽곤 했지만 언제나 2% 부족한 느낌이었습니다. 그 부족한 부분 이 무엇인지를 집어내기도 어려워서 한동안 그렇게 고민만 많았었죠. 가려운 부분을 콕 집어서 긁어줄 가이드 라인이 필요했고, 한동안 그 가이드라인을 찾아내지 못하자 제 자신이 직접 쓰기 로 결심했고 블로그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답니다. 이 연재물이 2년 전부터 안철수연구소에 실리기 시작했고, 결국은 책으로 엮여져 나오게 되었습니다. 물론 블로그에 게시물을 올리기 시작했 을 때는 예상하지 못했죠.

제 블로그인 ‘Sonar & Radar’는 저의 성향을 나타내 주는 이름입니다. ‘소나’는 잠수함 등을 탐지할 때 사용하는 수중음파 탐지기이고, ‘레이다’는 비행물체를 탐지하는 기기인데요. ‘모든 분야에 걸쳐 열린 마음으로 항상 새로운 것을 탐지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는 의미입니다. ‘레이다’는 Over-Ground 즉, 제 돈벌이와 직업에 관련된 관심사 등을 나타내고 있고, ‘소나’는 Under-Ground라는 의미로 취미나 개인적인 관심사를 의미한답니다. 제 블로그의 분류체계도 그래서 크게 Sonar와 Radar로 나누어 놓았죠.

축구, 야구, 수영, 당구 등 스포츠 광팬이고 때로는 직접 즐기기도 한답니다. Led Zeppelin과 같은 구닥다리 락그룹에 열광하고 여행과 영화를 좋아하며 스티브 잡스로 대변되는 열렬한 Mac의 추종자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계속 새로운 관심사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중이죠. 이러한 활동이 일을 즐겁게 만들고 계속 새로운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게 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

Q. 15여 년 동안 IT기획 및 컨설팅 업무를 수행하시면서 수많은 프레젠테이션을 하셨을 텐데요, 혹시 사내 보고나 고객사 대상의 프레젠테이션에서 지금도 기억에 남는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다면 한번 소개해 주시겠어요?

신입사원으로 LG에서 근무할 때 였습니다. 우리회사에 그룹 회장님과 사장단 일행이 방문해서 사업에 대한 브리핑을 듣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종이 없는 회의문화가 강조되면서 유인물도 없는 프레젠테이션 자리였는데요. 브리핑은 사장님이 직접 하시고 저는 작성과 진행을 도왔습니다. 그런데 브리핑이 시작되기 직전, 빔프로젝터의 램프가 ‘퍽’소리와 함께 꺼져버렸죠. 저는 너무 당황해서 아예 아무 생각도 못하고 긴장해서 그 자리에 앉아 있기만 했죠. 사장님은 즉석에서 5분여 동안 자료없이 말로만 브리핑을 마치셨고 제 어깨를 한번 두드리시고 그룹 사장단을 모시고 나가셨죠.

전 그때까지도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답니다. 이후로는 만약을 대비한 유인물과 사전에 장비, 시설을 꼭 체크하는 버릇이 생겼죠. 그땐 정말 모골이 송연했답니다.

Q. 이제 책 얘기로 들어가서...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이나 『프리젠테이션 젠』" 등의 책들에서 얘기하는 공감가는 원칙을 지키면서도 국내의 현실(?)에 맞게 슬라이드를 잘 만들고 프레젠테이션 잘 하는 법을 알려준다는 것을 이 책의 컨셉으로 설명한다면 적당할까요? 저자이신 김용석님이 이 책의 컨셉과 구성에 대해 한번 설명해 주시겠어요?

스티브 잡스나, 『프리젠테이션 젠』의 가르 레이놀즈는 모두 프레젠테이션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프레젠테이션은 슬라이드와 말, 그리고 몸짓과 시연을 통해 입체적으로 내용을 전달하며 사전에 슬라이드를 배포하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늘상 작성하는 슬라이드는 보고서와 프레젠테이션을 겸하는 경우가 많고 평면적이죠. 게다가 메일을 통해 관련부서나 상사에게 보내 미리 배포되고 읽혀집니다. 프레젠테이션에서 말로할 내용, 시연으로 보여줘야 할 내용까지도 슬라이드 내에 내용으로 빼곡하게 채워 넣어야 하죠. 스스로 읽어서 이해할 수 있 을 정도로 말입니다.

그러한 면에서 보고서용 슬라이드는 재미없고 출력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배경색과 컬러사용에도 제약이 많습니다. 한번의 키노트에 수백장의 슬라이드를 가지고 등장하는 스티브 잡스에 비해 우리는 많아야 2~30장 이내로 보고서를 끝마쳐야 하는 것도 부담입니다.

이렇게 우리와 그들과의 슬라이드 외형적인 차이점은 분명합니다만 그 내용을 구성하는 기본원칙은 동일합니다. ‘단순한 메시지 전달’과 ‘이야기의 논리적인 구성’이라는 측면에서 말입니다. ‘단순한 메시지 전달’이란 하나의 슬라이드에 하나의 키워드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얘기하고 싶은 수십가지의 키워드 중에서 가장 중요한 2~3가지의 핵심키워드를 강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야기의 논리적인 구성’은 그야말로 앞뒤가 잘 들어 맞는 짜임새 있는 영화처럼 끝까지 주제에 집중하도록 이야기를 구성하는 능력입니다. 디자인적인 요소는 그 다음문제죠.

위의 두가지 원칙은 『파워포인트 블루스』의 근간입니다. 국내의 현실을 감안하면 우리에겐 위의 원칙에 네가지 정도의 제약사항을 추가로 지키면서 슬라이드를 만들어야 하죠. 파일로 배포될 것을 염두해 두어야 한다는 것과 프린트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 그러면서도 프레젠테이션을 겸할 수 있도록 가독성도 갖춰야 하고 별도의 설명없이 읽어서도 완전한 이해가 가능해야 한다는 조건입니다.

이 네가지 제약조건을 지키고 나면 스티브 잡스나 『프리젠테이션 젠』에서 나오는 슬라이드의 외형과는 많이 달라지게 됩니다. 그러나 슬라이드의 외형으로만 판단을 하면 곤란합니다. 『파워포인트 블루스』에서 다루는 슬라이드는 스티브 잡스가 들고 나오는 수백장의 슬라이드를 1/10정도로 압축해 놓은 형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여기에 말로 해야 할 설명을 글로 추가하 고, 프린트를 위해 색상을 밝게하고, 가볍게 배포하기 위해 디자인적인 요소를 줄이는 것이죠. 실제로 책에서도 스티브 잡스의 슬라이드 14장을 『파워포인트 블루스』의 방식대로 한장의 슬라 이드로 제작하는 방법이 소개됩니다.

『파워포인트 블루스』는 크게 세부분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첫번째 파트는 기획에서 문서를 완성할 때까지의 전과정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과제를 부여받자 마자 파워포인트를 열어서 작업을 시작하는 분들이라면 주의깊게 읽어보실 필요가 있고 문서작성의 패턴을 바꿔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있습니다.

두번째 파트는 슬라이드의 외적인 구성요소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컬러와 도형, 폰트, 클립아트 등이 그것인데요. 슬라이드를 더 예쁘게 꾸미는 방법을 설명한 것이 아니라 내용을 가리지 않으 면서 강조하고자 하는 내용을 더 부각시키는 방법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세번째 파트는 이야기의 흐름과 구성에 대한 부분으로 보는이들은 눈치채지 못하는 내면적인 부분을 다루고 있으며 이 책의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Q. 윗 질문에서 언급한 『프리젠테이션 젠』이라는 책이 작년에 번역되어 출간되면서 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 『파워포인트 블루스』는 『프리젠테이션 젠』과는 조금 다른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위의 컨셉 설명과 비슷한 맥락일 수 있겠는데, 이 책이 『프리젠테이션 젠』과 어떤 측면에서 다른지 설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프리젠테이션 젠』과는 상호 보완적인 성격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만...)

국내에 『프리젠테이션 젠』이 책으로 출간되기 이전부터 전 그 블로그의 내용을 탐독해 오던 독자였습니다. 전 『프리젠테이션 젠』을 원칙과 내면에 대한 ‘프리젠테이션 사상서’라 생각해왔습니다. 책이나 블로그의 이름이 젠(Zen = 선(禪))인 것처럼 가르 레이놀즈는 내용을 절제감 있고 세련되게 표현하는데 아주 능숙합니다. 그 역시 단순화와 이야기의 구성이라는 대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원칙을 지나서 표현방법에 이르게 되면 『프리젠테이션 젠』과 『파워포인트 블루스』는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똑같은 주제에 대해서 스티브 잡스나 가르 레이놀즈가 100여장의 슬라이드를 절제감 있고 세련되게 작성한다면 『파워포인트 블루스』에서는 15장 정도의 슬라이드에 그들이 100장이 넘도록 설명한 내용들을 모두 넣고, 추가로 말로 설명해야 할 부분까지 텍스트로 추가해야 합니다. 이러한 표현 방법은 스티브 잡스나 『프리젠테이션 젠』이 추구하는 방향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이렇게 표현방법이 다를 수 밖에 없는 것은 기업의 보고서 문화 때문입니다. 보고서는 보고서이고 프레젠테이션은 프레젠테이션으로 나뉘어 져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때문이죠. 자신이 회사의 보고서 문화를 혁신시킬 만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면 대부분 작은 글자로 빽빽하게 채워진 슬라이드를 만들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환경이라면 『프리젠테이션 젠』에서 배 운 표현방법이 통하지 않을 수 밖에요. 현실의 제약조건을 감안한 새로운 지침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변형된’ 지침서는 극히 드물었고 샐러리맨들은 직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파워포인트 블루스』는 이런 점에 스스로도 답답함을 느낀 제가 다른 샐러리맨들과 고락을 나누기 위해 시작한 연재물이었습니다. 만약 프레젠테이션 전용 슬라이드를 주로 작성하는 분들이 라면 당연히 『프리젠테이션 젠』을 추천하겠습니다. 저 역시도 프레젠테이션의 지침으로 삼고 있으니까요.

Q. 운영하고 계신 블로그(http://www.demitrio.com:8088/sonarradar/)나 안철수 연구소 사보에 연재를 하시면서 많은 방문/구독자로 부터 응원과 의견을 받으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분들의 의견이 책의 방향과 내용을 완성해 나가는 데에 도움이 되셨을 텐데요. 이 자리를 빌어 그분들께 감사의 인사라도 전한다면?^^

제 블로그와 안철수 연구소의 월간레터 구독자들이 주시는 의견과 격려야말로 지금까지 제가 파워포인트 블루스 연재를 계속 할 수 있었던 에너지원이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제 접근방법이 일반 독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까 스스로도 많은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만 많은 분들의 댓글과 메일을 보면서 용기를 얻고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교육기관에서 파워포인트를 강의하시는 어떤 강사분은 지금까지 기능활용 위주로 가르쳐 온 자신을 책망하면서 새로운 시각으로 현실감있게 내용을 바라보는 점이 인상깊었다고 메일을 보내 오셨더군요. 또 다른 분은 내용에 공감이 가 사보에 싣고 싶으니 허락해 달라고 하셔서 흔쾌히 허락해 드리기도 했습니다.

처음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대개 ‘맞아~ 바로 이런 거야’라는 반응이었고 차츰 다루어주었으면 하는 요구들이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곧바로 그에 반응해서 연재물을 기획했죠. 책의 두번째 파트 대부분이 구독자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해서 나왔던 주제들이었습니다.

책으로 낼 생각을 굳히게 된 것도 방문자분들이 여러 차례에 걸쳐 저를 부추긴(?) 덕분이었죠. 여기까지 오게 된 것 모두가 제 블로그와 연재물을 구독해 주시는 분들 덕분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정말 감사드립니다.

Q. 마지막으로, 김용석님이 이 책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주요 키포인트와 이 책을 읽으실 독자분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은 조언이나 가이드가 있다면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요?

보고서와 프레젠테이션의 대부분은 상대방을 설득하는 용도로 사용됩니다. 기업 내에서는 더더욱 그 비중이 높습니다. 그래서 항상 스스로를 변호사라고 생각하고 보고서와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합니다. 법정영화에서 늘 보던 것처럼 말이죠. 실질적으로 제 보고서의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영진을 판사로 생각하고 나머지 실무진과 간부들을 배심원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가끔 현실을 망각하고 실제 프레젠테이션에서 “존경하는 재판장님~”으로 시작할 뻔 하기도 합니다. 좀 우습게 생각될지 모르지만 그런 상황을 가정하고 제가 내린 결론을 설명하려 들면 자세 가 달라집니다. 결론을 명확하게 말하게 되고 그 결론에 이르게 된 증거들을 조목조목 제시해야 합니다. 눈높이 또한 배심원들의 수준에 맞추게 됩니다. 그들이 알아듣지 못하는 용어는 사용하 지 않고 빠르게 이해시키기 위해 적절한 비유와 판례들을 찾아내어야 하죠. 요약하면 내용의 충실성과 논리성에 더 심혈을 기울이게 된다는 겁니다. 이 책도 겉모습 보다는 내용을 충실하게 전 달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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