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 많기로 소문난 영국 영국 언론답게 한 기자가 이게 묻고 나섰다. “정말로 그 변기 세정제가 무독성이라면 직접 마실 수 있겠어요?” 그런 상황에서 뒤로 물러날 줄을 모르는 에릭은 과감히 한잔을 부어 깔끔하게 들이켰다. (P182에서...)
위에 적은 구절을 읽을 때 나는 머리에 망치를 맞은듯한 충격을 받았다. 내 주변을 깨끗하게 만들어 주는 세제는 당연히 몸에 해롭기 때문에 마시면 안 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마시지 못할 정도로 해로운 제품이라면 내 피부에 닿거나 그 세제의 향기도 내 몸에 안 좋은게 당연한건 아닐까? 나는 내 주변을 깨끗하게 만들겠다면서 정작 내 몸에 해로운 것들을 사용하고 있었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10여년 전에 가지고 벤처 기업을 만들었던 두 미국 젊은이들이 있었고, 이들이 만들었던 벤처 기업은 이제 친환경 제품 분야에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회사로 자리를 매김했다. 단지 책으로 보았을 때는 미국에서만 유명한가 생각했었지만, 육아로 인해 친환경 제품을 즐겨쓰는 아내에게 물어보니 잘 안다고 하는걸 보니 무척 유명한 회사인건 맞는듯 했다. (아울러 내 아내는 이 회사 제품이 다른 친환경 제품보다 배이상 비싸서 함부로 사용을 못한다고도 했다.)
이 책은 이들이 만든 “메소드”라는 회사의 창업기이다. 또한 친환경 제품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를 주장하는 성명서이기도 하고, 메소드 제품을 소개하는 제품설명서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목적들이 그리 부담없고 반감이 들지 않는것은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보여주겠다는 에릭과 애덤의 솔직함 때문이고, 또한 자신들의 성공담 또는 시행착오를 보여주어 비슷한 길을 걷는 동지들을 돕고 싶다는 진정성 때문일 것이다.
오랜만에 참 유쾌한 책을 만났다. 지하철에서 이들의 어설픈 영웅담을 읽으며 혼자서 낄낄거리기를 꽤 많이 했었다. 또한 고리타분한 스타트업 개론서들보다 이들의 창업분투기가 더 생생하게 다가왔다. 마지막으로 좀 비싸더라도 우리 가족과 나를 위해 친환경 제품을 사용해야 겠다는 생각을 절로 가지게 되었다. (추가한다면 지구와 환경도 생각하면서!)
솔직히 이 책을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그리 쉽게 권하기는 힘들다. 왜냐하면 나와 같은 공감을 다른 사람도 느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하지만, 지금 이순간 창업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또는 친환경제품이 좋다는건 알겠지만 굳이 사용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시간을 내서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