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베스트셀러 《어쩌다 중학생 같은 걸 하고 있을까》
구로노 신이치의 신작
청소년의 마음을 단박에 사로잡아 10만 부 이상 판매된 《어쩌다 중학생 같은 걸 하고 있을까》의 작가 구로노 신이치가 처음으로 아동 문학을 선보인다. 독자의 눈높이에 맞춤한 시선을 기민하게 포착해 이들의 현실 세계를 생생하게 그리는 작가답게 이번에는 학생들이 교실에서 겪는 따돌림 문제를 이야기한다. 나아가 학교 폭력이라는 아이들의 고민을 농촌 인구 감소와 지역 개발과 맞닿은 어른들의 현실과 자연스레 연결 지으면서 다양한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아이들 사이에서의 따돌림, 이른바 ‘왕따’는 피해자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 만한 문제임에도 단순한 괴롭힘으로 치부되기 일쑤이며 심지어 “당하는 쪽도 나쁘다”는 식으로 가볍게 여겨지기도 한다. 이 책은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해자, 방관자의 심리가 어떠한지를 짚고, 학급 담임이 어떤 입장을 취하는지, 따돌림 문제를 알게 된 어른들은 각자 어떤 사정에 처해 있는지를 무겁지 않은 문투로 조명한다.
1. 우리 가족의 새로운 생활
2. 자그마한 학교의 커다란 문제
3. 히어로 노릇은 무리야
4. 별일 아니라고?
5. 옛날이나 지금이나
6. 마음이란 참 복잡해
7. 어른도 고민이 있답니다
8. 폭력은 반칙이야
9. 콤팩트 시티가 생긴다고?
10. 화해할 용기
11. 변화의 조짐
12. 거짓말쟁이는 싫어
13. 과한 건 좋지 않지만
14. 바보의 눈에서도 눈물이
15. 인생은 원투 펀치!
16. 안녕, 다테시로
“히어로 행세 같은 건 하는 게 아니었어.
원래대로 평범하게 살걸 그랬다고!”
세상 평범한 소녀가 마주한 현실의 벽
6학년 2학기, 부모님의 사정으로 시골의 한 초등학교로 전학한 유즈하는 학생이 전부 여덟 명밖에 되지 않는 반에 배정받는다. 전교생의 얼굴을 모두 알 정도로 작은 학교의 규모도 놀랍지만 유즈하를 진정으로 당황하게 만든 것은 따돌림 문제를 해결하는 히어로가 되어 달라고 반장에게 부탁을 받은 일이다.
대장처럼 군림하는 무리와 얼떨결에 맞서게 된 유즈하는 가해자 학생, 고토 겐타의 아버지가 이 지역 유지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대표할 만한 산업이 없어 오래전부터 인구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는 시골 마을에 대형 리조트를 건설하려는 개발사의 사장인 것이다. 다테시로는 작은 마을이라 주민들은 모두 어떤 형태로든 이 회사와 연관되어 있다. 이들의 자식도 부모의 생계가 달려 있어 겐타에게 함부로 대응하지 못한다.
복잡한 어른들의 사정을 마주한 유즈하는 새로운 학교에 채 적응하기도 전에 거대한 현실의 벽 앞에 놓이고 만다. 어른들의 세상과 아이들의 세상이 얽히는 곳에서 유즈하는 진정한 히어로가 될 수 있을까?
침묵하는 교실에 시원하게 내지르는 한 방!
세상의 부조리와 맞서는 열세 살의 유쾌한 분투기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여러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유즈하는 ‘그건 어른들의 사정일 뿐,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당차게 일갈한다. 독자는 유즈하의 시선을 따라 패거리의 만행에 분노하고, 담임에게 필사적으로 호소해 보았다가,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 결과에 한숨 쉰다. 그러나 열세 살 주인공은 방관을 택하지 않는다. “별일 아니니까 신경 안 쓰면 된다는 건 상당히 현실적인 대처법”인 걸 알면서도 주체적으로 신념에 따라 움직인다.
유즈하에게 도움을 주는 주변 인물에게도 주목할 만하다. 마음껏 이야기를 터놓을 수 있는 쉼터 같은 존재인 미즈하라 할머니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세상을 살아가는 마음가짐을 전수해 주고, 아빠는 따돌림에 대처하기 위한 법률의 이념이 실제로는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음을 꼬집는다. 어른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유즈하는 모두가 잘 지낼 수 있는 방안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나름의 길을 찾아간다.
평범한 아이에게 현실의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힘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책이 보여 주듯 아이들은 성장 과정 속에서 때론 흔들리고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기도 하며 보다 나은 방향을 향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 그 모습이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발돋움해 가는 '보통의 히어로’와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