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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출판네트워크

원소 이야기

물·불·흙·공기부터 우리의 몸과 문명까지 세상을 만들고 바꾼 118개 원소의 특별한 연대기

한빛비즈

번역서

판매중

  • 저자 : 팀 제임스
  • 번역 : 김주희
  • 출간 : 2022-07-05
  • 페이지 : 276 쪽
  • ISBN : 9791157845903
  • 물류코드 :3375
  • 초급 초중급 중급 중고급 고급
5점 (1명)
좋아요 : 16




세상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궁금하다면 원소 주기율표를 보라!

화학의 관점에서 풀어내는 세상의 작동 원리

<데일리 메일> 선정 올해의 베스트 도서

 

45억 년 지구 역사에 인류가 등장한 이후로 농업혁명, 산업혁명, 정보혁명, 그리고 오늘날의 4차산업혁명까지 끊임없는 변혁과 발전이 이루어졌고, 그로 인해 현재 인간의 지구는 점점 더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그러나 화학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 세상의 모습이 그리 복잡하게 보이지 않는다. 태초의 빅뱅 이후 탄생한 우주의 별들과 똑같이 우리는 만물의 근원인 원소로 이루어진 물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먹는 음식, 우리가 입는 옷과 사용하는 도구, 심지어 들이마시는 공기와 우리 신체까지도 기껏해야 118개 원소 중 몇 가지로 결합된 화학물질일 뿐이다. 

2016년 주기율표는 현재의 모습으로 완성되었고, 그 안에는 118개의 원소들이 자리하고 있다. 이 원소들이 어떻게 얼마나 혼합하느냐에 따라 인간의 생명을 살리는 도구가 되기도 하고 수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무기가 되기도 한다. 또 똑같이 탄소로 이루어진 광물일지라도 다이아몬드처럼 지구에서 가장 값비싼 보석이 되기도 하고, 흑연처럼 아주 값싼 필기도구가 되기도 한다. 이렇듯 주기율표 속에 자리한 원소들의 특성을 이해하면 이 세상이 어떻게 구성되어 작동하는지를 근본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영국의 과학 교사로서 방송, 강연, 신문과 잡지,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매체를 가리지 않고 과학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는 저자 팀 제임스. 그는 우리가 어렵게만 생각해 꺼리는 원소 주기율표를 통해 이 세상의 원리를 과학적으로 매우 쉽고 재밌게 풀어 《원소 이야기》에 담아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그해 최고의 책 중 하나로 선정했으며, 〈월스트리트 저널〉 〈뉴욕 포스트〉 〈퍼블리셔스 위클리〉 등 유수의 매체들도 지식과 재미를 동시에 선사하는 책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저자는 인류 최초로 원자론을 제시한 데모크리토스부터 오늘날의 주기율표를 완성한 미국 화학자 글렌 시보그까지 원소를 규명하기 노력했던 수많은 과학자들과 함께, 우주와 별의 탄생, 불의 발견부터 내연기관의 발명과 현재의 반도체 산업에 이르기까지 지구와 인류 역사의 이정표를 118개 원소를 통해 설명한다. 페이지를 하나하나 넘기다 보면 세상의 수없이 다채로운 형상들이 원소 주기율표라는 이름의 베틀에서 직조되는 신비한 지적 체험을 하게 될 것이다. 

팀 제임스 저자

팀 제임스

영국의 과학 작가로 SNS, 방송, 신문 등 매체를 가리지 않고 과학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컴퓨터 양자역학 전공으로 화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11년 동안 학생들에게 화학과 물리학을 가르쳤다. 현재는 작가로 활동하며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어려운 과학에 재미를 불어넣는 과학 전도사로 유명한 팀 제임스는 《원소 이야기》 《양자역학 이야기》 《천문학 이야기》에 이어 《뜻밖의 과학사》를 썼다. 첫 책인 《원소 이야기》는 <데일리 메일> 올해의 베스트 도서로 선정되었으며, 《양자역학 이야기》는 난해하기 짝이 없는 양자역학을 저자 특유의 입담으로 쉽게 풀어냈다. 《천문학 이야기》는 우주를 구석구석 파헤치며 기묘한 우주과학의 세계에 흠뻑 빠지게 만든다. 최신작 《뜻밖의 과학사》는 우연히 마주친 과학적 발견의 순간을 포착해 독자의 호기심을 한껏 이끌어낸다.

 

 

김주희 역자

김주희

서강대학교 화학과에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받고, SK이노베이션에서 근무했다. 글밥 아카데미 수료 후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이기적 유인원》 《10대를 위한 나의 첫 공학 수업》 《원소 이야기》 《양자역학 이야기》 《천문학 이야기》  등이 있다.

 

 

머리말: 현실을 요리하는 법

 

1장 원소 사냥에 뛰어든 천재들

2장 쪼개지지 않는 근원

3장 원자 모형의 진화

4장 원자는 어디에서 올까?

5장 주기율표의 서막이 열리다

6장 양자역학으로 해결된 주기율표

7장 불안하면 터진다

8장 연금술사의 꿈이 이루어지다

9장 금속원소와 전기

10장 산, 비금속원소, 빛

11장 생명을 구성하는 모든 것이 주기율표에 있다

12장 세상을 바꾼 원소들

 

부록

감사의 말

우리가 먹는 것이 곧 우리 자신!

생명을 구성하는 모든 것이 주기율표에 있다

 

임신한 여성이 9개월 동안 먹은 음식은 원자로 분해되어 태아를 형성한다. 우유 속의 칼슘(원자번호 20번)은 뼈를 만들고, 감자 성분인 질소(원자번호 7번)는 피부를 구성하며, 소금에 함유된 소듐(원자번호 11번)은 뇌를 이룬다. 한마디로 ‘우리가 먹는 것이 곧 우리 자신’인 것이다. 

이는 동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식물은 주기율표상 12번 원자인 마그네슘으로 햇빛을 흡수하고, 23번 바나듐과 42번 몰리브데넘을 이용해 성장에 중요한 영양분인 질소를 토양에서 얻는다. 

우리가 먹지 않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는 물과 소금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알다시피 물은 수소 원자 2개와 산소 원자 1개로 이루어져 있으며, 소금은 염소와 소듐(나트륨)으로 결합된 화합물이다. 

생물학적 체계가 어떠한지에 상관없이 생명을 이루는 모든 원소가 주기율표에 있으며, 이 신비로운 구성의 비밀 또한 주기율표 속에 있다. 그렇다면 원소는 어떻게 발견되었고, 원소 하나하나가 정렬된 주기율표는 어떻게 완성되었을까? 

 

 

원소 사냥에 나섰던 천재들의 고군분투사

데모크리토스부터 멘델레예프와 글렌 시보그까지

 

기원전 5세기에 살았던 고대 그리스 철학자 데모크리토스. 그는 만물은 더 이상 쪼개지지 않는 작은 단위로 만들어졌으며 그것들이 결합해 우리가 사는 세계를 구성한다고 믿었다. 그리스어로 ‘쪼개지지 않는’이란 의미의 단어는 우리가 이미 아는 원자(atom)다. 하지만 인류가 이 원자론을 과학적으로 규명한 것은 2,000년이 훌쩍 지나서였다.

17세기 후반 독일의 헤니히 브란트가 소변을 가열, 정제하여 원자번호 15번 ‘인’을 발견했다. 이어서 프랑스의 앙투안 라부아지에가 공기는 질소와 산소의 혼합물이며 물은 수소와 산소의 화합물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뒤 과학자들은 고대의 4원소설(물, 불, 공기, 흙)을 폐기하고 진짜 원소를 얻기 위해 닥치는 대로 태우거나 녹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브란트의 발견은 화학계에 기념할 만한 순간으로 남았는데, 원소가 어딘가 멀리 있는 상상의 물질이 아니라 바로 우리 주변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때 비로소 연금술이라 치부되며 미신으로 외면당했던 화학이 이성적인 과학의 영역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이같이 발견된 원소들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원소들마다 주기적 특성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원소 주기율표의 역사는 독일 화학자 요한 되베라이너의 세쌍원소설에서 시작된다. 이어서 존 뉴랜즈의 옥타브설을 거쳐, 러시아의 천재 화학자 드미트리 멘델레예프에 이르러 정립된다. 멘델레예프가 주기율표의 아버지로 불리는 것은 그가 현대 주기율표의 기준인 원자량 순서대로 원소를 나열했기 때문이며, 게다가 빈자리를 두어 언젠가는 빈칸을 채울 원소가 발견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미국의 글렌 시보그를 비롯한 현대 화학자들이 그 빈칸을 채움으로써 멘델레예프의 예언은 고스란히 적중했다.

이 밖에도 조지프 톰슨, 어니스트 러더퍼드, 에르빈 슈뢰딩거 등 원자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화학의 역사가 곧 인류 문명의 발전사와 궤를 같이함을 알 수 있다.

 

 

어떤 원소가 세상을 바꾸었을까?

주기율표에 담긴 118가지 이야기

 

인류의 문화, 정치, 기술에 가장 핵심 역할을 한 원소는 무엇일까? 어떤 원소가 인류 문명 발전에 결정적 역할을 했을까? 어떤 원소가 세상의 외형을 바꾸었고, 어떤 원소가 암암리에 우리 일상을 바꾸어놓았을까? 또 어떤 원소가 지구 환경을 파괴했고, 어떤 원소가 인류의 실험에 가장 막강한 영향을 끼쳤을까?

지금 자신의 방을 둘러보라. 눈에 띄는 사물의 90퍼센트는 탄소로 구성되었을 것이다. 탄소는 인간에게 금속을 제련할 능력을 주었으며, 19세기에 이르서는 탄소를 연료로 태우는 연소기관을 발명하게 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은 지구 기후의 평형을 깨뜨리는 주범이 되고 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인류 역사의 흐름을 가장 크게 바꾼 원소는 탄소다.

주기율표에는 탄소와 마찬가지로 다채로운 사연을 가진 원소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주석은 우리가 음식을 오래 보존할 수 있는 통조림을 만들게 해주었으며, 지구에 고작 17톤가량 매장된 금은 인류사 내내 정복과 쟁탈전을 유발시켰다. 총알의 재료로 쓰인 납은 인류를 고통으로 몰아넣은가 하면,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술에 쓰여 수많은 사람들을 문맹에서 탈출시켜 주었다. 염소 역시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질병을 막는 소독제가 되기도 하고, 사람을 질식시키는 독가스가 되기도 한다. 천왕성(Uranus)의 이름에서 유래한 우라늄은 오늘날 세계 패권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으며, 반도체의 대표 소재인 실리콘은 샌프란시스코 남부의 지명인 산타클라라밸리를 실리콘밸리로 바꾸어버렸다. 이처럼 원소에 얽힌 이야기는 곧 우리 자신의 이야기다.

이제 그동안 꺼려왔던 주기율표를 다시 펼쳐볼 시간이다. 거기에는 우리가 태어나기 이전의 헤아리기조차 힘든 오랜 시간의 역사, 그리고 우리가 죽고 난 이후에도 계속 펼쳐질 미래가 씨줄과 날줄로 촘촘히 새겨져 있을 것이다.

 

 

추천사

 

“올해 최고의 논픽션 중 하나! 이 세상 만물의 근원인 원소 118개와 주기율표에 대한 정말 재미있는 여행을 선사한다.”

- 〈데일리 메일〉

 

“과학 교사 팀 제임스는 독자의 관심을 끄는 방법을 똑똑히 알고 있다. 《원소 이야기》는 지식과 재미를 동시에 제공한다. 이 책은 우리를 멘델레예프가 꿈꾸었던 그 이상의 세계로 안내한다.”

- 〈월스트리트 저널〉

 

“누가 과학이 재미없다고 말했는가? 적어도 팀 제임스는 아니다. 그는 원소 주기율표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 〈뉴욕 포스트〉

 

“별의 구성에서 인간에게 가장 유용한 원소에 이르기까지 팀 제임스는 매혹적인 과학의 세계를 쉽고 재밌게 보여준다. 이제 많은 과포자들이 주기율표와 화학의 역사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이 책은 당신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질문에 아름답게 답한다.”

- 〈프리 프레스 저널〉

 

 

책 속으로

 

 

아리스토텔레스는 훗날 데모크리토스의 아이디어를 차용하여 신의 존재를 증명했다. 끊임없이 움직이다가 서로 충돌하면서 튕겨 나간 원자들은 허공을 가르며 날아간다. 이러한 원자 움직임은 과거에 일어난 다른 원자와의 충돌로 설명한다. 그 다른 원자의 움직임도 앞서 일어난 또 다른 원자와의 충돌로 설명하며 되짚어갈 수 있다. 원인은 결과로 이어지고, 모든 결과에는 그에 선행하는 이유가 있다. 

아주 먼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모든 사건을 일으켰으나 그 자신은 원인을 두지 않는 최초의 움직임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원인 없는 원인’은 자연의 일반적인 법칙에서 벗어나지만 자연에 영향을 줄 수는 있다. 이것이 다른 말로 신(God)이다.

_34쪽, <2장 쪼개지지 않는 근원> 중에서

 

톰슨은 자신의 실험 결과를 발표하면서 원자라는 명칭을 썼다. 이는 쉽게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악명 높았다. 우리가 원자라고 부르는 대상은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물질도, 세상에서 가장 작은 입자도 아니다. 분리되기를 좋아하지 않는 안정된 구조일 뿐이다. 

톰슨이 규명한 바에 따르면 쪼개지지 않는 입자는 전자다. 전자는 그와 반대 전하를 띤 반죽 덩어리에 콕콕 박혀 있었다. 그런데 과학은 가설이 옳다고 증명되는 경우가 아니라 반증되는 경우에 발전한다. 톰슨의 건포도 푸딩 모델도 그의 제자 어니스트 러더퍼드의 손에 갈기갈기 찢기고 말았다.

_48쪽, <3장 원자 모형의 진화> 중에서

 

우리는 인생에서 첫 9개월을 어머니의 배 속에서 어머니가 섭취한 음식을 통해 성장한다. 그 음식 원자들은 지구에서 왔으며, 이 지구는 오래전에 죽은 항성의 잔해로 만들어졌다. 수소를 제외한 우리 몸속 모든 원자는 항성의 중심에서 태어났고, 과거에 칼 세이건이 관찰했듯이 항성 물질로 이루어졌다.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은 아리스토텔레스가 믿었던 것처럼 에테르로 이루어진 초월적 존재가 아니다. 그 별들도 우리와 같은 물질로 만들어진다. 그들은 우리의 먼 친척이며, 우리는 죽은 뒤 그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지구가 불에 휩싸이면서 종말을 맞이하면 우리를 구성하는 원자는 우주로 퍼져나간다. 그리고 다른 행성 혹은 다른 살아 있는 존재의 일부가 될 것이다. 별을 숭배한 고대인들은 현명하게 그들의 신을 선택했다.

_76쪽, <4장 원자는 어디에서 올까?> 중에서

 

서양음악 이론에서 주로 쓰는 음은 일곱 개밖에 없다. 특정 음에서 출발하여 음계에 맞춰 음정을 올리면 첫 번째 음과 여덟 번째 음은 높이만 다른 같은 음이다. 두 번째 음과 아홉 번째 음도 같은 관계다. 이 일곱 개 음으로 이루어진 한 세트가 옥타브다. 음높이를 올리면 인간의 귀가 더는 듣지 못하는 수준에 이를 때까지 음이 나선을 그리며 상승한다. 

존 뉴랜즈는 같은 논리를 원소 표에 적용했다. 그는 다음 상위 그룹에 도달하기까지 반복되는 일곱 개의 범주가 있다고 주장했다. 처음 일곱 개 원소가 첫 번째 행을 이루고, 8번 원소가 1번 원소와 특성이 유사한 두 번째 행의 첫 번째 범주에 속할 것이다.

뉴랜즈는 원소 표의 세로줄 일곱 개를 ‘족’, 가로줄 여덟 개를 ‘주기’라고 불렀다. ‘주기’라는 명칭에는 무언가가 규칙적으로 반복된다는 뜻이 담겼다. 원소에 ‘주기적’ 특성이 있다는 아이디어를 존 뉴랜즈가 최초로 제안했다.

_87쪽, <5장 주기율표의 서막이 열리다> 중에서

 

슈뢰딩거는 생전에 주위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상황을 수없이 만들었다. 그 결과 많은 대학과 기관으로부터 자리에서 물러나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것은 학문적 성과 때문이 아니었다. 그는 과학계에 훌륭한 업적을 남겼다. 슈뢰딩거가 그러한 요청을 받은 이유는 부인 안네마리, 여자 친구 힐데와 삼자 관계를 맺고 살았던 탓이다.

_98쪽, <6장 양자역학으로 해결된 주기율표> 중에서

 

누군가 죽었을 때 그 사람을 나쁘게 말하는 행동은 금기시되므로 우리는 망자에 대해 좋은 말만 한다. 그런데 1888년 4월 13일 알프레드 노벨의 부고가 발표되었을 당시는 그렇지 않았다. 프랑스의 한 신문이 〈죽음의 상인이 죽었다〉라는 제목 아래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을 빠르게 죽이는 법을 발견해 부자가 된 알프레드 노벨 박사가 어제 사망했다”라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고 한다. 

많은 이들이 위대한 과학자를 그런 식으로 추모하는 신문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 그런 생각을 한 사람 중에는 알프레드 노벨 본인도 있었다. 그는 실제로 죽지 않은 덕분에 자신의 부고 기사를 읽을 수 있었다. 이는 알프레드의 형 루드비히 노벨이 사망하자 신 문사가 두 형제를 오인하고 강력한 비난이 담긴 기사를 발표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_113~114쪽, <7장 불안하면 터진다> 중에서

 

이제 우리는 118번 원소에 도달했고, 주기율표가 완성되었다. 인류는 더 멀리 나아갈 수 있을까? 정직하게 답하자면 확신할 수 없다. 오가네손의 등장으로 일곱 번째 전자껍질이 꽉 채워졌지만 여덟 번째 혹은 아홉 번째 전자껍질도 존재할 수 있다. 

시보그는 126번 원소에 도착해야 주기율표가 멈춘다고 예상했다. 126번이 매직 넘버이며 그 뒤로 넘어가면 중성자를 아무리 추가해도 양성자 간 반발력이 너무 강해지는 탓이다. 비어 있는 126번 자리는 운비헥슘이라는 임시 명칭으로 불린다.

_147쪽, <8장 연금술사의 꿈이 이루어지다> 중에서

 

당시 미국에서는 어떠한 방식으로 전기를 공급할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에디슨은 축전지 기반 전기 사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경쟁자인 조지 웨스팅하우스가 추진하는 자석을 이용한 발전 방식에 흠집을 내야만 했다. 에디슨의 해결책은 간단하지만 섬뜩했다. 

그것은 역사상 가장 소름 끼치는 마케팅 전략이었다. 에디슨은 새로 디자인한 전기의자를 웨스팅하우스의 전기로 작동시키면 사람들이 그 경쟁자의 전기를 보면서 죽음을 연상하리라 생각했다. 

에디슨은 길 잃은 동물을 대상으로 전기의자를 시험했다. 기록에 따르면 개와 고양이, 새, 말, 그리고 톱시(Topsy)라는 이름의 서커스 코끼리를 죽였다고 한다(에디슨 측은 톱시의 죽음을 촬영까지 했다).

_162~163쪽, <9장 금속원소와 전기> 중에서

 

처음으로 염소를 널리 사용한 사람은 독일 화학자 프리츠 하버다. 그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화학무기로 염소를 도입했다. 1915년 하버는 7킬로미터에 이르는 서부전선을 따라 금속 용기를 설치하는 과정을 감독했다. 바람이 원하는 방향으로 불자 그는 용기 뚜껑을 열라고 명령했다. 

염소는 액체처럼 지면을 따라 퍼져나가는 밀도 높은 녹색 기체다. 바람을 타고 영국군 방향으로 흘러간 염소가 참호를 가득 채우자 수천 명의 병사가 질식하고 앞을 못 보게 되었다. 

헤르만 루케의 증언에 따르면, 1915년 5월 1일 간단하지만 효과적이었던 하버의 염소 공격을 기념하는 파티가 열렸다. 파티가 끝나고 몇 시간 지나지 않아 하버의 부인 클라라는 하버의 권총을 가져갔다. 그리고 정원에서 자신의 가슴을 향해 총을 쐈고, 잠시 후 아들의 품에 안겨 사망했다. 그녀는 유명한 평화주의자였다 

_224쪽, <12장 세상을 바꾼 원소들> 중에서

 

원소 이름 붙이기는 해당 원소를 분리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영광이다. 그런데 불운하게도 다른 사람들이 달가워하지 않는 이름을 짓는 경우 다툼이 일어날 수 있다. 

1875년 프랑스 화학자 폴 에밀 르코크는 새롭게 발견한 원소에 프랑스를 의미하는 라틴어 갈리아(Gallia)에서 유래한 갈륨(gallium)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런데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조금 교활한 짓을 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라틴어 갈루스(Gallus)는 수탉을 의미하는데 프랑스어로 수탉은 르코르, 즉 과학자 본인의 이름이다. 르코크 는 영리하게 원소 이름을 지어 자신의 이름을 길이길이 남겼다.

 

_243쪽, <부록> 중에서

원소 주기율표가 완성되기까지 원소의 발견을 중심으로 과학자들이 개척해 나간 모험과 실험을 담고 있는 책이다.

불은 원소일까? 일단 우리가 보통 접근하는 원소인지 아닌지 판별하는 방법은 그 명칭이 주기율표에 있느냐를 판별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흔히들 이야기하는 좋지 않은 주입식 교육방식의 결과다.주기율표

주기율표를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발 더 진보한 과학 연구 혹은 발견을 하고 싶다면 이것이 생기게 된 역사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의 모든 물질 그러니깐 우리가 일상에서 먹는 음식부터 입는 옷 등등 모든 만물을 구성하는 물질이 무엇인지 생각해본다면 생각보다 흥미로운 질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질문에 앞서 주기율표를 먼저 외워버리는 것이 문제다. “산규알철카나칼마…” 요즘 학생들의 교육과정에서도 같은 단어의 암기 방식이 성행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와 연령이 비슷한 독자라면 분명 이 단어를 알고 있을 것이다. 주기율표를 쉽게 외우기 위한 마법의 단어 말이다.

현재의 주기율표가 완성되기까지의 일화를 알게되면 생각보다 주기율표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또, 역사속의 과학자들이 만물을 구성하는 물질이 도대체 어떤 특성으로 분류 될 수 있을지를 고찰한 흔적이 보인다.주기율표완성과정

그 과정을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아직 계, 체계가 잡히지 않은 다른 대상을 쉽게 분류할 수 있는 방법도 터득하기에 좋은 감각을 지닐 수 있을 것이다.

프레임이라는 개념이 그렇듯 사물을 어떤 각도로 바라보느냐는 중요한 문제인데 텅빈 공간에서 특유의 각도로 바라보는 시야는 직감이고 곧 창의성과도 연결된다. 주기율표를 얻기까지의 과학자들의 프레임을 같이 고민해 보는 것은 어떤 일을 하는데 있어 건설적인 안목을 갖게 해 줄 것 같다.

생각해보라. 내가 과학자이고 원소 주기율표에 반쯤 미쳐있는 사람이라면 내 동료 과학자가 씽크탱크로 머리를 맞대 생각지도 못한 기준이나 방법론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배우는 것들이 얼마나 흥미로울지를..

아무튼 이 책은 주기율표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원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과거의 과학자들도 우리와 별반 다를 바 없이 초두에 던진 질문처럼 불이 원소인지 착각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불은 연소의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빛은 광자이고 열은 에너지이니 원소는 아니다. 광자는 입자 즉, 입자는 원자를 구성하는 양성자나 중성자 혹은 전자와 같은 레벨의 물질이다.

어릴적 “제5원소”라는 영화를 통해 본격적으로 원소를 호기심의 대상으로 접하기 시작했었는데 세상에 흔한 4원소 역시 그리스 시절 세상을 구성하는 근원 물질을 탐구한 철학자와 과학자의 산물이다.

물, 불, 흙, 금속 이런 것들이야 말로 우리가 눈으로 가장 쉽고 직접적으로 접할 수 있는 물질이니 그런 생각이 당연하다. 이처럼 지금 우리의 평범한 시각에서 출발하여 과학자들이 개척한 모험 이야기를 듣는 것은 할만하다.

처음부터 전자의 위치를 파악하는 슈뢰딩거의 방정식을 아는 것을 전제로 출발한다면 영 재미가 없을 것이다. 물론 이 책에도 슈뢰딩거의 방정식이 나오긴 하지만 처음 등장하는 것과 끝판왕으로 등장하는 것은 이야기의 격이 다르다.

이 책의 가치는 지금까지 언급한 일상의 언어에서 출발하여 과학을 모험하는 난이도 측면에 있어 비벼볼만한 책이라는 점과 주기율표를 중심으로 과학자들의 좌충우돌 속에 주기율표 등이 지니는 진정한 의미를 알게되어 남다른 직관과 창의성을 얻을 수 있다는 점으로 정리할 수 있을 듯 하다.

주기율표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이지만 대부분의 구성은 화학의 원리와 원소를 발견하고 분석하는 과정의 과학자들의 성취와 일화로 구성된 짧막한 글들의 모음이다.

어떤 특정한 방향성이 있거나 심화하는 과정의 구성이 없기에 각 파트 궁금한 부분부터 쉽게 읽어나갈 수 있는 가독성이 장점이다.

예를 들면 인간의 소변이 주성분인 요소는 고작 CH4N2O인 평범한 분자라는 사실, 다른 물질을 금으로 바꾸는 연금술사의 한계는 원소를 바꾸기 위해서는 원자핵을 바꿀 수 있어야 하는데 너무 작은 데다 숨어있기에 현 수준으로는 전자를 조정하는 것이 한계라는 사실 등 재미있고 평소 궁금했던 주제들이 담겨있다.

아마 화학과 관련되어 그동안 궁금했던 이야기는 이 책에서 다 설명해주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양자역학이 주기율표의 완성에 도움을 주었다는 파트가 가장 흥미진진했던 부분이었다. 특히, 슈뢰딩거 방정식을 대충만 알고 있어 한 번 즈음 보다 깊이 있는 이해를 하고 싶었는데 이 파트와 부록에서 방정식 하나하나의 변수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어 매우 유익했다.

이 책은 예비 과학자들에게 가장 귀한 책이 될 것이다. 주입식 교육을 살아있는 교육으로 접할 수 있는 좋은 길잡이임은 물론 학생 시절의 축복인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책이며 세상을 바꿔나갈 더 좋은 질문을 위한 직관을 얻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물론 일상에서 궁금했던 사실들을 충족시킬 수 있기에 일반 성인들의 교양서로도 손색이 없다. 매일 맛집 고르느라 여념이 없는 우리의 일상에 한 번 쯤은 맛을 구성하는 기본 물질들이 무엇인지 또 어떻게 결합하여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지 또 어떻게 결합하면 세상에 없던 가치 있는 물건을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것도 즐거운 모험이 될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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