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검색 및 카테고리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한빛출판네트워크

컬럼/인터뷰

나는 개발자다 : 개발자의 일상 in NPO(Non-profit organization)

한빛미디어

|

2013-11-14

|

by HANBIT

28,240

저자 : 최해성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NPO에 몸담고 있는 개발자입니다. NPO라는 용어가 최근에야 좀 이슈로 오르락 내리지, 대다수의 분들은 모르실 것 같아서 간단하게 먼저 소개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NPO란 Non-profit organization의 약자로 한국어로는 비영리단체라고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항간에 있는 비영리단체에 대한 오해는, 주로 사회운동을 하는 것이 활동기반이며, 이에 참여하게 되는 경우에 급여를 잘 받지 못하는 등, 일반 회사생활을 하는 것보다 임금을 좀 적게 받는다 정도로 이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는 사실이지만, 단체의 개념을 파악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오해가 인식을 더 나쁘게 한다는 쪽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비영리와 영리단체의 간단한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를 먼저 해보려고 합니다.

이 비영리 단체의 경우 일반 회사들, 즉 영리단체와의 큰 차이점은 바로 주주 배당을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 회사의 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을 회사 내부로 분배, 혹은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사회 공익적인 활동으로만 쓸 수 있게끔 법으로 정해져있는 것이 비영리 단체이며 보통 직원들의 급여는 많은 부분을 후원을 통해 조달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에서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활동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런 비영리 단체의 사회참여적인 성격과 개발자와는 얼핏 연결이 되지 않으실 수 있을겁니다. 저도 일반 회사에서 엔지니어와 개발자로 근무하고 있을 때는 다른 분들과 비슷하게 관심만 가졌지(대학교때 신문사 기자였기 때문에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이 기본적으로 있습니다.) 실체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개발자란 문제가 있는 곳에 솔루션을 제시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비영리단체에서 구인을 한다는 이야기가 처음에는 엄청 생소하게 생각되었지만, 사회에 이슈를 일으켜 긍정적인 방향으로 사회를 나아가게 하는 단체에서 IT기술을 이용한다면 기존의 방법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학교 다닐때에 트위터 페스티벌에 자원봉사단으로도 참여했고, 2008년도 대선때 미국 오바마 대통령에게 지지세력이 되주었던 "Coffee 파티" 라는, 백인 우월주의 단체(Tea Party)에 대항하는 캠페인을 벌인 사건의 경우에도 유투브라는 IT 매체를 통해서 였다는 것을 관심있게 지켜보았습니다. 또 최근에는 중동지역의 민주화로 대표되는 자스민혁명도 있었죠. IT 기술이 사회에 접목되는 접합점에서 개발자가 어떻게 참여를 할 수 있을것인가 늘 생각하고 있던 저는 비영리 단체에 지원을 하게 됩니다.

지금부터는 제가 느낀 비영리단체에서 개발자로서 느꼈던 장단점을 간단하게 적어보려 합니다.

회사에서 업무를 할 시에 프로그램을 이용하게 되는데 영리단체의 경우 라이센스를 쓰거나 사내 인트라넷을 직접 만들어서 업무를 공유하게 됩니다. 이 말은 업무 플로우의 구축시 일정 이상의 비용이 들며, 이를 관리해야하는 비용이 또 지불된다는 이야기 입니다. 영리단체에선 이를 운영비 명목으로 지속적인 지출이 될 수 있습니다. 비영리 단체의 경우 자체적인 수익모델을 운영해 나온 수익으로(이 때 수익모델을 가진 단체를 사회적기업이라고 부르는 편이 적절 할 것 같습니다.) 운영을 하거나, 후원에 의존하게 되는데요, 이때 단체의 구성원들이 IT 관련 직군이 없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이렇게 자체적인 기술적인 환경이 열악하고, 최소한의 비용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자원이나 업무의 공유를 google DOCS, dropbox, 페이스북 그룹 등을 통해 라이센스를 사용하지 않는 방법을 주로 이용하게 됩니다. 그래서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경우 주로 리눅스 OS 를 기반으로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며, 자체 웹사이트를 구축하지 못하는 경우엔 각 언어별로 지원되는 CMS 프로그램들을 사용하게 됩니다. 제가 단체에 와서 느낀 점은 이러한 툴들을 대단히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최근에 더 활발한 이슈가 되고있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들을 업무에 맞게 찾아서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비영리단체에서 사용되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에 관련한 전문서가 출간되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오픈소스 프로그램들의 열렬한 베타테스터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비영리단체들에게 많은 부분 존재한다고 느낍니다.

제가 단체에 들어오고 처음 한 일이 라이센스 비용을 지불해야하지만, 비영리단체인 것을 증명하게되면 Free 라이센스를 발급하는 조건의 프로그램들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놀랐던 것은 외국계 소프트웨어의 경우 대부분이 이를 지원하고 있었습니다. JIRA, confluence, Bitbucket 등을 서비스하는 atlassian 이라는 호주 업체가 대표적이며, Microsoft 의 경우에도 비영리 라이센스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비영리단체가 IT 기술에 대한 부분, 라이센스에 대한 부분을 명확하게 이해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IT 전문가인 개발자, 엔지니어 분들이 이런 것들을 커버해야하는 경우가 거의 100% 발생합니다. 그렇지만 전문기술의 보편화가 이루어지는 현장을 느끼시고 싶다면, 사내교육을 통해 개발자로서 할 수 없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보통 회사와는 일정을 진행하는 스타일이 대단히 다릅니다. 일반 영리회사의 경우 체계적인 프로세스가 존재하고, 이를 관리하는 직위가 존재하며, 그리고 일정이 곧 돈이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속된 표현으로 빡세게 일정을 소화합니다. 그렇지만 비영리 단체의 경우 좋게 보면 구성원들의 상황에 맞게끔 보조를 맞추어간다는 느낌으로, 나쁘게보면 너무 루즈하다는 느낌으로 진행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발자가 프로젝트 매니저와 프로덕트 매니저(한국에는 이렇게 세분화하지 않는 것 같은데, 대기업에서는 세부적으로 관리가 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를 동시에 해야하는 상황이 심심치않게 벌어집니다. 혹은 디자인이나 서버엔지니어링쪽까지 커버해야 하는 상황도 일어납니다. 또 요구사항을 명세화해야하기도 하고, 일정을 관리해야 하기도, 그리고 나머지는 열심히 코딩을 하는 현실은, 개발자는 어딜가나 개발자라는 생각이 들게끔 합니다.

또한 위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보통 단체의 구성원이 기술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기 때문에 개발 자료에 대한 문서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제 경우에도 선임자에게서 작업을 한 내역이 문서화되어있지 않은 채로 있어서 혼자 엄청 고생을 하다가 시스템의 일부분을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 경험이 있었습니다. 또 재능기부등을 통해 지원해주시는 고마우신 개발자분들께서 작업을 해주셨는데 일정관리 및 협업이 잘 진행되지 않고, IT 업무에 대한 프로세스를 잘 이해하는 관리자가 부족하기 때문에 코드의 일관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계속 상주하는 개발자의 수가 적기 때문에 협업에 대한 이해가 대단히 필요하며, 유동적인 프로젝트가 많기 때문에 확실한 문서화가 필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비영리단체같은 느슨한 조직에서는 어떤 식으로 전문가들의 참여를 끌어내고 이를 단체의 활동으로 이어나갈 수 있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저는 그러한 것을 타개할 방안으로 애자일방법론에 대한 이해를 시도해봄으로써 구성원들과 지속적으로 프로젝트를 조율해나가는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어디선가 문제가 계속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리스크관리에 대한 공부로 자연스럽게 진행이 되었습니다. 비영리단체 같은 특수한 형태의 조직에서만 배울 수 있는, 일반 회사에서 배울수 없는, 업무플로우를 배우고 익힐 수 있는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요약정리를 하겠습니다.

비영리단체에서의 개발자는 사실 어느 회사에서의 개발자와 다르지 않습니다. 가까운 예를 들면 벤쳐회사 스타트업팀의 개발자 정도일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가 끝나기 전까진 야근을 밥먹듯이 할 수 밖에 없고, 느슨한 조직의 분위기가 마음을 편하게 하지만, 오히려 비영리 단체는 기술의 핵심역량이 있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협업프로세스, 내부자료공유 스토리지 구축, 기술의 문서화 등 하나하나 바닥부터 다져야 합니다. 결국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할 수 있고, 어떤 기술에 종속되지 않는 사람들, 그리고 프로그래밍이 즐거운 사람들은 이런 조직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일반 기업들 보다 급여가 적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작은 조직에서 필요한, 경력있고 실력있는 일당백의 사람이 잘 오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업무를 한 것에 대한 당연한 급여는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벤쳐기업들과 마찬가지로 NPO에서의 개발자가 바랄 수 있는 점은 비전을 가지고, 누군가가 시킨 일이 아닌 자신의 일을 주도적으로 선택해서 한다는 자부심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헌신이 사회를 변화시켜나가는 한 날개짓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개발자들의 NPO 참여를 부탁드리는 것으로 글을 마무리 지으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TAG :
댓글 입력
자료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