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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출판네트워크

디지털라이프

나의 블로그(blog), 또 하나의 두뇌

한빛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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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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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BIT

11,003

저자: 코리 닥터로우(Cory Doctorow), 역 전순재

"VCR을 예로 들어보자. VCR은 TV를 시청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러분보다 채널을 더 잘 그리고 더 많이 시청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그 전기 괴물(Electric Monk)도 여러분 대신에 신앙생활을 한다. 첩첩히 싸인 광고의 산을 횡단할 필요 없이 그 전기 괴물에게 불운한 광고들을 매주 닥치는 대로 추려내라고 명령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더글라스 아담스(Douglas Adams), 더크 젠틀리의 성스러운 탐정사무소(Dirk Gently"s Holistic Detective Agency)

나는 생계를 위해 정보를 소비하고, 소화하며, 뱉아 낸다. 내가 과학 소설, 사설, 컬럼, 또는 기술적인 책들을 저작하는 순간, 연단에 서서 연설을 하거나 전화에 대고 가련한 기자에게 지껄이는 순간에도 이 모든 일의 성공 여부는 정확한 순간에 본질적으로 다른 사실들을 인용하고 연결하는 나의 능력에 달려 있다.

Running Weblogs with Slash
임무를 띤 정보탐식가(infovore)로서 나는 매일 내 몸무게의 여섯 배나 되는 정보량을 섭취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나의 뇌는 영양실조에 걸려 급속히 위축되기 때문이다. 나는 인쇄물, 리디오, TV, 대화, 웹, RSS 피드, 전자우편 또는 우연한 기회와 같은 많은 소스를 통해 정보를 취합한다. 이런 소스마다 북마크를 달았지만 곧 전혀 방문하지도 않는 북마크가 백만 개나 도달하게 되었고 가치 있는 것은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었다.

이론적으로는 자유로운 형태로 자신에게 참고사항을 남겨 왜 이 페이지, 저 페이지에 책갈피를 했는지 기억할 수 있도록 책갈피에 주석을 달 수 있다.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나는 일일이 그렇게 할 여유가 없다. 마치 하드 디스크 조각모음을 하거나 차 앞유리를 닦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여유가 없는 것처럼 말이다.

블로깅(blogging)을 시작하기 전에는 블로깅(Blogging)으로 나의 지식을 흡수할 방향을 얻었고 보람이 있었다. 유용하고 흥미로운 주제에 대해 블로그 엔트리를 써야 했기 때문에 대상 링크의 뛰어난 특징들을 두 세 문장의 짧고 강렬한 설명(elevator pitch)으로 끌어내 독자들에게 전해 주어야 했다. 독자들이 링크를 따라갈지 말지는 나의 능력에 달려 있다. 이런 훈련은 강의 시간에 노트정리를 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믿을 수 있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억저장고에 차곡차곡 보관하듯이 내 머리속에 고정시켰다.

블로깅(Blogging)은 또한 블로깅을 유지할 동기 역시 제공한다. 보잉 보잉(Boing Boing)의 히트수가 매달 10~30 퍼센트씩 꾸준히 올라가면서, 나는 내적인 희열(brain-rewards)을 계속해서 보상받았다. 찬사의 전자우편으로 더욱 강화된 보상, 나의 참조 로그에 나타난 다른 블로그로부터의 크로스-링크, 기록을 깨고 Daypop과 Blogdex의 순위에 오른 (그리고 주요 뉴스 방송국에 기사로 선정된) 이야기. 블로그를 하면 할수록 더 많은 보상이 만들어 진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 나에게 다가와 어떤 특정 엔트리가 너무 좋았다고 말해 주기도 하고 내가 지적한 사이트의 소유자들은 자신들의 귀여운 프로젝트를 많은 사람들 관심이 가지도록 해주어서 고맙다는 감사의 메일을 나에게 보내기 때문이다.

블로깅(Blogging)은 블로깅을 낳는다. 나는 흥미로운 일들을 찾아 내어 연결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블로그를 한다. 운영하는 블로그가 인기가 있으면 사람들은 자신들이 직접 고안하거나 발견한 흥미로운 일들을 가지고 보잉 보잉(Boing Boing)에 집어 넣기 위해서 나에게 접근할 동기를 얻는다. 내가 블로그를 할 수록 이러한 일들은 더욱 많아지고 다른 정보탐식가들이 나의 문턱 너머로 선택을 요구하는 주제들(toss choice morsels)을 던져 넣는다. 피드백 루프는 보잉 보잉(Boing Boing)의 메시지 게시판에 계속되고 내가 게시한 주제에 대해 전문가와 아마추어가 토론하고 논쟁을 벌이면서, 깊이 있는 상황정보를 무상으로 제공할 뿐만 아니라 가장 흥미로운 주제에 대한 가장 흥미로운 면들을 더욱 더 나의 마음속에 확실하게 각인시킨다.

결론적으로 말해 보잉 보잉(Boing Boing)을 운영함으로써 나는 정보 분야에서 나의 모든 노력의 과실을 담을 중심 저장고를 얻었으며, 얻은 과실의 질과 양을 더 증가시킬 수 있었다. 내가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깨달으며, 이전 보다 더 잘 이해하게 된 모든 것이 다 보잉 보잉(Boing Boing) 덕분이다.

내가 파낸 보물은 언제든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 나는 블로거(Blogger)의 탐색 인터페이스를 사용하여 단지 몇 개의 키워드만으로도 내가 게시한 주제글들을 열람할 수 있다. 강연을 준비하고, 칼럼을 쓰며, 또는 주제글에 관하여 작업하는 동안에 나는 보통 브라우저 창을 블로거(Blogger)의 "Edit Your Blog" 화면에 열어 놓고, 커서를 탐색 필드에 찔러 넣는다. 브라우저와 편집기를 왔다 갔다 하면서 키워드를 입력하면 즉시 뛰어난 점들을 세부적으로 열람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독자들이 주석을 달고 성장시킨 나의 개인 지식 관리 시스템인 것이다.

지금 당장 나의 블로그 권리를 박탈당한다면 뇌에 심각한 손상을 입는 것과 똑같을 것이다. 방대하게 습득한 지식이 그냥 사라져 버릴 것이다. 나 대신에 TiVo가 지겨운 텔레비전을 봐주고 있기 때문에 내가 자유롭게 된 것처럼 블로그는 나를 대신하여 자질구레한 것들을 간편하게 앞뒤 상황에 맞는 형태로 저장해주기 때문에 나는 일상사를 일일이 기억을 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를 얻는다.

코리 닥터로우(Cory Doctorow)보잉 보잉(Boing Boing)의 공동 편집자이고 전자 개척 재단(Electronic Frontier Foundation)의 사외 조정자(Outreach Coordinator)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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